식민지 현실에 눈떠라
단재 신채호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유명한 역사가이
다. 한때 민족주의자였던 신채호는 크로포트킨이 쓴 <청년에게
보내는 호소>라는 글을 읽고 본격적으로 아나키즘 활동에 몸을
던진다. 그는 김원봉이 이끌던 아나키스트 단체 의열단의 부탁
을 받고 1923년에 <조선혁명선언>을 집필했다. 일본이 한국을
근대화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신
채호의 글을 읽고 식민지의 처참한 현실을 알게 되면 그런 해석
은 불가능하다.
신채호는 일본 제국주의의 착취로 인한 풀뿌리 민중의 고통과
식민지 조선의 처참한 현실을 지적하면서 글을 시작한다.
"강도 일본이 우리의 국호를 없이 하며, 우리의 정권을 빠앗으며,
우리 생존의 필요조건을 다 박탈하였다. 경제의 생명인 산림, 천
택, 철도, 광산, 어장 내지 소공업 원료까지 다 빼앗아 일제의 생산
기능을 칼로 베며 도끼로 끊고, 토지세, 가옥세, 인구세, 가축세
백일세, 지방세, 주초세, 비료세, 종자세, 영업세, 청결세, 소득
세 등 기타 각종 잡세가 날로 증가하여 혈액은 있는 대로 다 빨아가
고, 어지간한 상업가들은 일본의 제조품을 조선인에게 매게하는 중
간인이 되어 차차 자본 집중의 원칙하에서 멸망할 뿐이요, 대다수 민
중 곧 일반 농민들은 피땀을 흘리어 토지를 갈아, 그 일 년 내 소득으
로 일신과 처자의 호구 거리도 남기지 못하고, 우리를 잡아먹으려는
일본 강도에게 갖다 바치어 그 살을 찌워주는 영원한 우마가 될 뿐이
요, 끝내 우마의 생활도 못하게 일본 이민의 수입이 해마다 높은 비
율로 증가하여 딸깍발이 등쌀에 우리 민족은 발 디딜 땅이 없어 산으
로 물로, 서간도로 북간도로, 시베리아의 황야로 몰리어 가 베고픈
귀신이 아니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귀신이 될 뿐이며........"
일제는 두레나 계와 같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온 이 땅의 농
민들에게 온갖 명목의 세금을 매겨 착취하고 공동체를 파괴했
다. 일제 식민 권력은 서구의 울타리 치기 운동을 본따기나 한듯
1919년대에 토지 조사 사업을 실시해 많은 농민들의 땅을 빼앗
았다. 그리고 전쟁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걷고 이
를 위해 강력한 관료 제도를 도입했다.
"강도 일본의 헌병 정치, 경찰 정치를 힘써 행하여 우리 민족이 한 발
자국의 행동도 임의로 못하고, 언론, 출판, 결사, 집회의 일체의 자유
가 없어 고통의 울분과 원한이 있어도 벙어리의 가슴이나 만질 뿐이
요... 행복과 자유의 세계에는 눈 뜬 소경이 되고, 자녀가 나면, "일
어를 국어라, 일문을 국문이라" 하는 노예 양성소 학교로 보내고, 조
선 사람으로 혹 조선사를 읽게 된다 하면 단군을 속여 스사노오노미
코토(일본의 시조신)의 형제라 하며.... "음모 사건'의 명칭하에 감옥
에 구류되어, 주리를 틀고 목에 칼을 씌우고 발에 쇠사슬 채우기, 단
근질, 채찍질, 전기질, 바늘로 손톱 밑과 발톱 밑을 쑤시는, 수족을
달아 매는, 콧구멍에 물 붓는, 생식기에 심지를 박는 모든 악행, 곧
야만 전제국의 형률 사전에도 없는 갖은 악형을 다 당하고 죽거나,
요행히 살아 옥문에서 나온대야 종신 불구의 폐질자가 될 뿐이
다... 강도 일본이 우리의 생명을 초개로 보아, 을사 이후 13도의 의
병이 나던 각 지방에서 일본 군대가 행한 폭행도 이루 다 적을 수 없
거니와, 즉 최근 3.1운동 이후 수원, 선천 등의 국내 각지부터 북간
도, 서간도, 노령, 연해주 각처까지 도처에 거민을 도륙한다. 촌락
을 불 지른다. 재산을 약탈한다. 부녀를 욕보인다. 목을 끊는다. 산
채로 묻는다. 불에 사른다. 혹 일신을 두 동가리 세 동가리로 내어 죽
인다. 아동을 악형한다. 부녀의 생식기를 파괴한다 하여 할 수 있는
데까지 참혹한 수단을 써서 공포와 전율로 우리 민족을 압박하여 인
간의 '산송장'을 만들려 하는도다. "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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