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세대’는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 각국의 청년들은 비관과 좌절, 분노를 일상으로 품고 지낸다. 좁아진 취업문, 자산 가격 급등에 따른 심리적 빈부격차 등이 만들어낸 모습이다. 미국의 문화평론가 앤 헬렌 피터슨 씨는 최근 저서에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는 부모처럼 살기 싫지만 부모만큼 되기도 어렵고,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라고 했다.
중국의 샤오밍(小明·20) 씨는 대학 졸업 후 30번 가까이 채용 면접을 봤지만 탈락했다. 취업을 포기한 그는 부모님 집에 얹혀살면서 ‘탕핑({平)족’이 됐다. ‘드러눕다’라는 뜻의 탕핑은 취업도 결혼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생계비만 벌며 지내는 중국 젊은층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최근 중국 인터넷 상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단어는 단연 ‘탕핑’이다. 글자 그대로의 뜻을 풀이해보면 "당당하게 눕는다"는 뜻이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N포세대’나 일본의 ‘사토리(さとり)세대’처럼 취업과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청년세대를 아우르는 단어로 쓰이고 있지만 실제 의미는 좀 다르다.
중국의 탕핑족은 N포세대나 사토리세대처럼 단순히 사회 현실에서 도피한 사람들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강력한 사회 변혁을 요구하며 드러누워 시위 중인 사람들을 뜻한다. 중국 인터넷에서 탕핑족을 일컫는 말인 ‘누운 부추’에는 강한 사회 저항의 의미가 담겨 있다.
여기서 ‘부추’란 그동안 중국 주식시장 급등세를 이끌어온 강력한 투자 주체인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생)’세대를 뜻한다. 주식시장이 과열될 때마다 중국 정부가 각종 과열 억제정책으로 주식시장 열기를 꺾어도 계속 도전하는 이들의 모습이 마치 윗부분을 칼로 쳐내도 계속 솟아오르는 부추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그런데 이 부추들이 더 이상 솟아오르지 않고 드러눕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탕핑족들은 "누운 부추는 베지 못한다"라는 문장을 계속해서 외친다. 더 이상 투자도, 일도, 소비도, 결혼도 하지 않고 사회에 계속 저항하면 결국 불공평한 세상이 뒤집어질 것이라는 게 탕핑족의 강령이다. 중국 사회가 청년들에게 계속 강조하고 있는 개인적인 노력과 이를 통한 입신양명은 이미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는 소극적 저항을 통해 청년실업과 사회 불평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정부가 깨닫게 하자는 것이 이들 강령의 목표다.
"누운 부추는 베지 못한다"
특히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급증하면서 중국 정부도 이 탕핑족들의 움직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난 4월부터 20%대를 넘긴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정부에서 공식발표를 7월부터 중단해버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미 40%를 넘겼을 것이란 분석들까지 쏟아지는 가운데 청년층 전체의 불만과 사회에 대한 저항심리가 매우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탕핑의 유행이 3세기 말, 중국의 ‘청담(淸談)’사상과 같은 폭발력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청담사상은 3세기 중국 삼국시대를 통일한 왕조인 서진(西晉)에서 청년 귀족들이 부정부패와 허례허식에 찌든 기존 유교사상에 반발해 공직에 진출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 인위적인 삶을 거부하던 풍조를 뜻한다.
문제는 이 청담사상의 결말이 매우 끔찍했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공직을 거부하고, 병역 및 생산을 거부하며 정권에 저항하는 운동이 수십년 지속되는 동안 서진 왕조는 군사, 행정, 경제 모든 면에서 휘청이게 됐고, 결국 만리장성 밖의 흉노족과 선비족들을 위시로 중국 전역이 침공당하는 5호16국의 난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황하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하던 중국의 주요 대도시들은 모두 파괴됐고, 수천만명의 사람이 희생됐다.
가뜩이나 미국 및 서방과의 대립각이 심화된 현재 중국 상황을 고려해보면, 아무리 2000년 전 과거사라고 해도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 탕핑족의 절망과 저항이 향후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정세에 어떤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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