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극장, 아는 사람은 알지만 누가 가르쳐 주랴! 딴전이의 도수 연기.
난 딴전이의 모든 책을 다 버려서 인용할 자료가 없다.
다만 내 기억에 의존하여 이 글을 쓴 것이다.
다행히 A4 세장은 넘기지 않았으니 그다지 긴 글은 아니다.
먹을 것을 하늘로 삼는 일반 백성의 글이니
진리적인 안목은 기대하지는 마시라 당부한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안이다. 배를 깔고 애벌레 마냥 기는 사람이 있다. 손바닥은 천정을 향해 폈는데 돈을 구걸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사지육신이 멀쩡한 젊은 사람이다. 열차가 다음 정류장에 도착하고 전동차 문이 열리면 그는 언제 기었냐는 듯이 벌떡 일어나 문밖으로 유유히 사라진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누가 가르쳐 주랴! 그 젊은이의 애벌레 연기에 속아 불쌍하다고 돈을 주었던 어느 아주머니는 예상치 못한 이 광경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다.
벌써 오래된 일이다. 제이교의 경전을 발간한 직후 딴전이가 아파 뒈진다고 누웠다. 지가 녹취 작업을 한 것도 아니고, 자료 입력 작업이나 문장작업을 한 것도 아닌데 탈진을 했다는 것이다. 다 만들어서 주면 펜으로 긁적긁적 교정이나 보고 말씀이나 왜곡하던 일이 힘들어 미칠 지경이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당시 아프다고 누워버린 아들 땜에 근심으로 가득찬 세월을 보내시던 구루멧님이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하신다. ' 병원에서 쫑정 종합검진을 했는데 모든 게 정상으로 나와서 내가 만세를 불렀어.' 모든 게 정상이었는데 말도 못할 정도로 아팠단다.
꾀병이다. 어린 아이들이 관심을 끌기위해 ‘머리가 아파요’, ‘배가 아파요’ 하듯이. 딴전이도 무엇엔가 관심을 끌고자 한 게 분명하다. 병원 진찰 후 아무 이상이 없어 꾀병으로 판정이 난 딴전이 겸연쩍어 한마디 둘러 댄다.
"내가 선매숭자 도수를 받아서 몸이 그렇게 아퍼~! 하루는 내가 종이에 선매숭자라고 한자로 썼거든. 말로만 전해지던 걸 말이야. 선매숭자가 내 몸에 내리는 과정이 그렇게 힘들어"
신도가 내려서 몸이 그렇게 아팠다는 변이다. 신도에서 선매숭자를 딴전이 몸에 내리기 위해 병원에서도 알지 못하는 신병을 앓게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선매숭자가 된 딴전이 선매숭자의 일을 시작하는데 대치성 때 신단에 좋은 옷, 신발 등을 사서 올리는 것이다. 일명 폐백이다. 이 때 폐백성금이라는 것이 출현한다. 폐백이라는 것이 뭐 종래에 없었던 대단한 새로운 일도 아니다. 무당집에서 하던 짓을 딴전이가 선매숭자가 되면서 도입해 온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백화점에서 최고급 옷을 사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절하고 태워버리는 것은 무당이나 딴전이나 똑 같다. 도성덕립이 되면 증산님께 상제의 면류관도 이런 폐백문화를 통해 올려진다는 것이 딴전의 논리다. 딴전이는 이것을 선매숭자 도수의 역사적 실현이라 떠벌린다.
선매숭자가 된 딴전이 이번엔 삼겹살을 먹으면 체증이 생겨 뒈진다는 황당논리를 편다. 그래서 온 개벽도장은 한때 그 맛나는 삼결살을 먹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딴전이는 오징어 삼겹살 등을 먹어서 생긴 체증 내리는 법을 소개하는데 복부 마사지다. 그 당시 딴전이는 자기 배를 지 스스로 주물렀을까 의문이지만 개벽도장 신도들은 수행이 끝나면 물을 한모금 마시고 열심히 자기 배를 주물러댔다. 선골로 가는 길이라니 어느 누가 마다하랴! 대전에 <체 내리는 집>이 있었는데 딴전이도 그 덕을 좀 본 모양이다. 그래서 한때 그 <체 내리는 집>이 개벽도장 신도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도 짜가였지만.
근데 왜 이렇게 한심할까! 선매숭자의 하는 짓거리가 저 정도라니. 선매숭자 도수도 모르는 딴월드는 딴전이보다 훨씬 훌륭했다. 지금도 뇌호흡으로 시작한 그들의 건강법은 절찬리 판매중이다. 얼마 전 단월드 앞을 지난 적이 있는데 ‘건강을 진단해 드립니다’라는 입간판을 세워놓고 각 척추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이라며 척추 그림과 함께 경추 흉추요추를 구분해 상세히 적어 놓았다. 어디 한번 적어볼까!
경추1-3은 이문인데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언어장애 시력저하 뒷머리가 아프고 묵직함이 나타나고, 경추3-7은 천주인데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두통 후두통 후두신경통 시력장애 청력장애 오십견 등이 올 수 있으며, 흉추1은 대추인데 감각마비 치질 천식 두드러기 편도염 팔 근육통. 흉추2는 풍문인데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감기 불면증 후두신경통 차멀미 빈혈 등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하 생략. 딴전이의 비타민이나 아스피린 배 마사지 요법보다 훨씬 훌륭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의 꾀병 연기는 선매숭자 도수만 쳐 먹으려 한 게 아니다. 복합적인 노림수를 갖고 접근한 일이다.
딴전이는 지가 진리의 주인이라 착각을 한 나머지 지 몸이 개벽시간표가 되어야했다. 딴전이는 이 도수를 자기에게 끌어 맞추기 위해 꾀병을 선택했다. 증산님의 말씀에 맞춘 희대의 빅쇼를 시작한 것이다. 구루멧님은 딴전이가 진짜 아픈 줄로 착각을 하신 게 분명했다. 본부개벽도장에 쪄 말리던 숙지황이 딴전이의 약이었으니 말이다.
제이교 초판 경전이 나오던 해가 92년이다. 그해 간지를 들어다보면 임신년이다. 다음 해는 계유년이다. 그는 꼭 이 해에 경전을 출간해야 했다. 마지막에 정숙 할머니의 증언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것 때문에 자신의 계획을 뒤로 미룰 수는 없었다. 자기는 천지공사의 태양이므로 일입유에 맞추어 도정 전면에서 잠시 사라져야 했기 때문이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호연 할머니의 증언이 나오면서 경전 출간 시기를 연기시켰겠지만 도수 병에 걸린 딴전이는 대충 정리해 넣고 지 욕심도수부터 맞추어야 했다. 나중에 완간본이라 다시 경전을 내면 돈벌이도 더 되고 일석이조가 아닌가!
딴전이는 드디어 태양이 되어 태양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일입유에 해가 지듯이 경전출간 후 아파 뒈진다고 집에 처박혀 누워 지내다가 일출인묘진에 맞추어 다시 도정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고 일정사오미가 되자 온 천지에 자기 이름을 광고하고 나선다. 말이 좋아 개벽광고지 지 이름을 세상에 떠벌리려 한 것이다. 하늘의 태양이 인간의 몸으로 강세하여 지 신원을 회복하는 순간이다. 오 태양이시여!
이 때 도수풀이의 대가 노가리가 있었으니, 그는 딴전이의 짓거리를 보고 여간 감동을 먹은 게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딴전이가 태양도수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이로부터 그의 머릿속에는 천지일월이라는 종통이 영글어 자리 잡아 간다. 교육이라는 것이 주뎅이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딴전이의 이 꾀병 연기는 주뎅이를 만 시간 깐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지가 태양이 되는 길을 열었다. 노가리는 지가 잘나서 천지일월 종통 체계를 잡은 것이라고 잘난 체를 하지만 다 딴전의 연기에 속은 것이며 좋은 말로 연기 감상평을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제이교의 이중대장 밖에 못하는 것이다.
언젠가 들으니 딴전이 수염을 길러 털보가 되었다 한다. 듣는 순간 ‘내가 관운장 같으냐’라 하신 증산님의 말씀을 연기하는 것이 분명했다. 살인교사 집단폭력 사주의 혐의를 받고 있는 꼴에 정의의 표상이 되고 싶은 모양이었다. 구루멧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는 빈 휠체어 끌며 천지의 속세계를 환히 들여다보는 환장고기의 대환 연기를 시작했으니 가히 대종상 남우주연상 감이다.
그가 까막눈임을 증명하는 딴전이의 한마디가 오늘 내 귓가에 쟁쟁거린다.
“그 새끼가 말이여, 내가 주문을 녹음한다고 녹음실에 들어갔는데 담요를 한 장 안 넣어줘! 추워 뒈지는 줄 알았어. 야, 나는 사람 아니냐!”
그래서 그랬구나. 그래서 그렇게 불평줄로 가득 차서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진 듯한 형편없고 재수 없는 소리로 주문을 읽었구나. 추우면 춥다고 하지 그랬냐!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