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정약용의 물(物)의 재해석
다산은 초목이나 금수 등 생명이 있는 사물의 경우는 하늘이 그 종자(種子)를 전해갈 수 있는 생명의 이치를 부여하여 각각 성명(性命)을 온전하도록 해주었지만, 인간의 경우는 하늘이 태어나는 처음에 '영명(靈明)'을 부여함으로써 만물을 초월하는 존재로서 만물을 누리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다.
이에 따라 그는 주자에 의해 인성(人性)과 물성(物性)이 같은 덕(德)을 얻었다는 이른바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을 주인과 노예의 등급이 없는 것으로서 상천(上天)이 만물을 낳는 이치가 아니라 하여 근원적으로 비판하였다. 이와 더불어 그는 사람은 (개처럼) 새를 뒤쫓고 도둑을 향해 짖을 수 없으며, 소는 (사람처럼) 책을 읽고 이치를 궁구할 수 없는 것이니,․․․사람과 사물이 성(性)을 같이 할 수 없음이 확실하다.“고 하여, 기본적인 기능의 차이를 기질의 차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천명(天命)의 성(性)이 다른 것임을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성리학에서 말하는 만물일체설(萬物一體說)은 옛 경전에 없었던 것이며, '인간과 사물의 성(性)이 같다'는 것은 불가(佛家)의 말이라 하여,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
여기서 다산은 생활은 하지만 지각이 없는 초목과 생활을 하며 지각하는 금수와 생활하고 지각하며 영명하고 선함이 있는 인간의 성품이 다른 차이를 성삼품설(性三品說)로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성(性)을 보편적 본질로 인식하는 주자학적 입장을 탈피하여 사물의 종류에 따른 고유한 성질로 파악하고 있다. 그만큼 다산은 형이상학적 개념 위에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존재의 기능과 속성을 분석하는 경험적 실재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중용> 첫머리의 '하늘이 명한 것을 성품이라 한다.'(天命之謂性)는 구절에 대해, 주자는 하늘이 음양(陰陽)․오행(五行)으로 만물을 화생(化生)함에, 기(氣)로써 형(形)을 이루니 이(理)도 여기에 부여되었다.고 해석하여, 인간과 만물의 형질을 구성하는 질료로 음양‧오행의 기를 제시하고, 이를 이‧기구조로 해명하고 있다. 다산은 여기서 '음양(陰陽)'이란 햇빛이 비치는지 가렸는지에 따른 명칭으로 명(明)‧암(暗)이 있을 뿐이요, 본래 체질(體質)이 없으며 실체가 아님을 지적하여 만물을 생성하는 부모가 될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따라서 다산은 음양의 실체를 부인하지만 음양(陰陽)의 대대(對待)관계의 형식이나 기수(奇數)‧우수(偶數)의 표상(表象)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오행(五行)'도 사물 가운데 다섯 가지에 불과함으로 만물을 낳을 수 없다 하여, 주자학의 음양․오행설에 근거한 자연철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였다. 다산은 홍범구주(洪範九疇)의 '오행'에 대하여 형질(形質)이 있는 것으로 하늘이 만든 것이요, 재물(材物)이기는 하지만 천지의 생성지리(生成之理)가 될 수 없는 것으로 언명하고, '오행'을 다만 만물가운데 다섯 가지 물건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서 만물을 생성 할 수 없음을 밝히고 있다.
이 기본 재물을 사‧오‧육‧팔의 몇 가지로 열거하는가에는 깊은 이치가 없는 것이라 하여 오행론의 생성론적인 근원성을 부인하였다. 그러나 다산은 역(易)에서 건(乾; 天)‧곤(坤; 地)‧감(坎; 水)‧이(離; 火)의 '사정괘(四正卦)'가 상합(相合)‧상착(相錯)하여 손(巽)(風)‧진(震)(雷)‧간(艮)(山)‧태(兌)(澤)의 '사편괘(四偏卦)'가 성립하며, 이 팔괘(八卦)의 변화에서 만물이 생성되는 것이라 제시함으로써 '사정괘(四正卦)'를 만물생성의 기본형질로 제시하기도 한다.
나아가 다산은 자신의 '기(氣)'개념은 바로 맹자(孟子)가 말하는 '호연지기(浩然之氣)'의 기를 가리키는 것이요, 형질(形質)이 있는 것을 기라고 보는 이기가(理氣家)의 '기' 개념과는 다른 것임을 분명히 밝혔으며, 이기설(理氣說)의 '기' 개념과 혼동하지 말 것을 역설하였다.
여기서 그는 인간의 생(生)‧양(養)‧동(動)‧각(覺)하는 활동의 근거가 되는 두 가지 구성요소로서 '혈'(혈액)과 '기'가 있다고 본다. 이때 마음이 발동하여 나타나는 '지(志)'(의지)는 '기(氣)'의 장수로서 '기'를 부리며, 기는 '혈'의 통솔자로서 '기'를 부리는 위계질서를 이루고 있으며, 여기서 '기(氣)'는 마치 천지(天地)에 유기(遊氣)(공기)가 있듯이 인체 중에 충만되어 있는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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