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주의와 키케로의 <공화국에 관하여>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내용이다. 그런데 '민주
공화국'이란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비록 정확하게 정의하지는 못해도 그 내용은 대부분 알고 있
다.
민주주의democracy는 '인민'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데모스demos'와 '지배'를 의
미하는 '크라토스kratos'의 합성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민의 지배'를 의미하며, 다
수결, 선거, 삼권 분립 같은 제도로 이를 실현한다. 그렇다면 자유주의나 민주주의보
다도 더 오랜 전통을 지닌 공화국과 공화주의란 무엇일까?
키케로는 <공화국에 관하여>에서 공화국은 인민의 일이며, 여기서 인민이란 정의와
공동의 이익을 인정하고 동의한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했다. 공화국republic은 라틴어
의 일res과 공적publica의 합성어로 "정의와 공공선에 기반을 두고 주권자인 시민들이
만들어낸 자유로운 정치 공동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공화주의republicanism 는 공화국 실현을 위한 이념이다. 공화주의가 지향하는
자유는 정의로운 주인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인도 가지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공화주의는 법에 복종하되 타인에게 종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시민을 필요로 한다.
종속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시민은 지혜와 용기, 동료애, 관대함을 갖춰야 한다.
공화주의는 시민의 평등을 존중하며 민주주의와 공유하는 부분이 있지만, 민주주의가
절차에 필요한 정당성과 제도에 집착하면서 간과해온 정의와 공공선, 시민의 독립과
동료애를 강조하여 현대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쇠퇴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시민권과 관련한공화주의는 시민의 독립성과 연대 의식을 강화하는 정치권, 교육권, 복지권
(공공부조,사회 복지 서비스, 공공 서비스 등), 문화권, 모성 보호권 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단 하나의 진정한 법은 올바른 이성이라는 법이다. 이
법은 자연과 일치하며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고 불변하며 영원하다. 모
든 시대에 모든 인민을 구속하는 하나의 법이 존재할 것이다."
- 키케로. <공화국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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