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환상의 빛]으로 데뷔한 이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고]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0년의 고민을 녹여 [좀도둑 가족](국내 개봉 제목: 어느 가족)을 발표했다.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기키 기린 등 명품 배우들의 열연에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완성된 [어느 가족]은 제71회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역대 고레에다 감독 영화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영화를 찍는 일 못지않게 글쓰기도 즐긴다는 고레에다 감독이 영화 [어느 가족]을 직접 소설화한 영화소설 <좀도둑 가족>이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은 일본 출간 즉시 하루에 1만 부꼴로 팔려나가며 각종 도서차트 1위에 올랐으며 한국에서도 예약판매 즉시 화제의 책으로 자리 잡았다. 극장가에 이어 서점가에서도 '고레에다 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 미처 그리지 못한 가족의 비밀과 결정적 순간의 디테일들을 담은 소설 <좀도둑 가족>은 고레에다 감독만의 애틋한 가족미학을 더욱 선명하게 설파한다.
- 책 속으로 -
수요일마다 슈퍼에 가는 목적이 딱히 쇼핑은 아니었다. 그것은 시바타 가를 지탱하는 중요한 업무였다. 수요일에는 특판 이벤트가 있어서 특히 손님이 많았다. ‘포인트 3배’라고 가게 곳곳에 광고지가 붙지만, 평소보다 얼마나 이득인지 쇼타는 알 수 없었다. 쇼타와 오사무가 슈퍼 안에 발을 들이는 때는 수요일 오후 5시. 저녁거리를 마련하려는 사람들로 가게가 좀 더 번잡한 시간대를 노린 것이었다.
쇼타는 슈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우뚝 멈춰 섰다. 매장 안을 둘러보며 주머니 속에서 다섯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여 조금이라도 빨리 평소의 감각을 되찾고자 했다.
오사무가 몇 발 늦게 들어와 말없이 쇼타 옆에 섰다. 서로 시선은 주고받지 않는다. 그것이 일의 시작을 알리는 두 사람의 암묵적인 룰이었다. --- p.10~11
바다는 서핑하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더 멀리 나가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 바다에서 이리저리 떠다니며 오사무와 쇼타는 큰 파도를 기다렸다.
“쇼타, 너 가슴 좋아해?”
오사무가 쇼타의 등 뒤에서 물었다.
“별로…….”
쇼타는 얼버무렸다.
“거짓말. 아까 계속 봤잖아.”
‘들켰다.’
문득 부끄러워진 쇼타는 입을 다물었다.
“괜찮아. 남자는 다 가슴 좋아해. 아빠도 엄청 좋아해.”
오사무는 그렇게 말하며 쇼타의 등 뒤를 받쳐주었다. 쇼타도 웃음을 터뜨렸다. --- p.182~183
노부요는 아무래도 그렇게 믿고 싶은 듯했다.
혈연이라고는 아무도 없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하쓰에는 노부요가 의지하는 희망을 더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뭐, 쓸데없는 기대를 안 해야 말이지…….”
피로 이어져 있으면 오히려 그렇게 되는 법. 아득한 옛날에 접었다고 생각한 감정이 사실은 마음 한구석에 가라앉아 있었던 것뿐임을 깨달을 때가 있다.
그것은 자신이 전남편과 그 가족에 대한 질투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피는 성가실 뿐이다. 하쓰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 p.185~186
저자
출생1962. 6. 6. 일본
데뷔1995년 영화 '환상의 빛'
수상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2018년 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경력2005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산업사회학부 객원교수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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