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바로 출발점
인생이란 하루하루 훈련을 쌓아가는 것이다
인생이란 나 자신을 갈고닦는 훈련의 장이고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훈련의 장이며
삶의 감동을 맛볼 수 있는 훈련의 장이다
지금의 이 행복을 행복으로 여기지 못한다면
언제 어디서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겠는가?
이 행운을 발판 삼아 있는 힘을 다해 나아가자
나 자신의 미래는
바로 이 순간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노력은 언제 할 것인가?
나는 자리를 뜨지도 못하고 숨소리조차도 죽인 채 도시락을 먹었다. 뭘 먹어도 맛이 있을 리 없었다…… 혼자서 먹는 도시락은. 즐거웠던 점심시간이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하고 말았다. (30쪽)
무엇보다도 충격적이었던 건, 진짜 친구라고 믿고 있던 세 명이 마치 손바닥을 뒤집듯 저들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이었다. (… 중략 …) 여러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유독 이 세 명에 대한 증오가 불타올랐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이 세 명을 이 자리에서 모두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62쪽)
‘그것들을 용서할 수 없어서 복수해줄 생각으로 죽으려 했는데, 그 결과를 전부 내가 뒤집어쓰게 될 줄은 몰랐어. 이렇게 내가 죽을 고통을 겪어야 한다면 이건 전혀 복수가 아니잖아. 정말 한심해 난…….’ 복수할 생각으로 자살이라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그로 인한 재앙이란 재앙은 모두 내게로 쏟아져내렸다는 걸 실감했다. (73쪽)
“그런 말 하지 마”라고 말해주는 아이는 하나도 없었다. 담임선생님조차도 “이놈!” 하고 닥 한마디를 했을 뿐 “그럼 다음 차례”라며, 다음 순서를 재촉할 뿐이었다.
‘아니? “이놈!”이 전부야? 그래도 선생이라는 인간이 이럴 수가 있는 거야? 취미는 배를 칼로 푹푹 쑤시는 거라며 야유를 하는 애한테 그런 말은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왜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주의를 주지 않는 걸까? 당신이 그래도 선생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날 이 학교로 다시 돌아오게 한 이유가 뭐야? 그저 학교 체면을 세우려고?’
절망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84쪽)
―제대로 죽지도 못한 년.
반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을 들었을 때, 여기에는 내가 발붙일 자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받아 주눅이 들어 있는 사람한테 위로는 못 해줄 망정 서슴없이 아픈 데를 후벼 파는 말을 하다니. 도대체 이런 것들한테도 마음이란 게 있을까. 이런 짐승만도 못한 것들까지도 나랑 똑같이 인간 취급을 받는다면, 차라리 난 지금 당장 인간이기를 관두겠어.’
이렇게 결심한 나는 지금까지의 정상적인 생활에서 돌변해 밤거리를 쏘다니게 되었다. (95쪽)
“내가 이렇게 된 건 전부 니 책임이야.”
나는 엄마에게 침을 뱉었다. 그러고는, “이런 더러운 할망구 같으니, 지겹다고, 지겨워.”
엄마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그 자리에 내동댕이쳤다. 그러고는 발로 마구 찼다.
“그만…… 그만해…….”
울면서 애원하는 엄마에게 나는 한층 더 심한 폭력을 휘둘렀다. (108쪽)
나는 미용사가 되어 마음을 잡고 다시 제대로 살아보려고 미용학교 시험을 준비했다. 고등학교 수험 공부에는 못 미치더라도 내 딴에는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다. 손때도 묻지 않은 새것에 가까운 교과서를 꺼내다가 처음부터 읽어가며 내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 무사히 합격한 기쁨에 먼저 담임선생님께 알리려고 합격통지서를 움켜쥐고 학교로 갔다. 한껏 부푼 마음으로 교무실 문을 조금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중략) “뭐냐? 양아치 같은 머리를 하고서는 그런 머리를 하고 어딜 간들 네가 뭘 할 수 있겠어?”
합격한 것에는 전혀 관심도 보이지 않은 채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교실로 향했다.
‘지금껏 선생님한테는 반항만 해왔기 때문에, 용서를 빌려고 제일 먼저 달려왔는데…….’
내가 워낙 잘못을 해왔기 때문에 화가 나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단 한마디라도 좋으니, “축하한다, 이제 앞으로는 열심히 해라.”
이렇게 말해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집으로 돌아가면 머리도 곧바로 까맣게 다시 염색할 생각이었는데. (111쪽)
이 말을 들은 오히라 아저씨는, 이때 처음으로 큰소리로 야단을 쳤다. “물론 네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건 너 혼자만의 책임은 아니지. 부모님한테도 주위 사람들한테도 책임이 있어. 하지만, 언제까지나 정신을 못 차리고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는 건 모두 네 책임이야. 자기가 잘못해놓고 언제까지나 뻔뻔스럽게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작작 해라! 그런다고 누가 알아줄 줄 알아? 누가 네 인생을 책임져준대?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줄 알아?”
다른 손님들이 놀라 들고 있었던 커피 잔을 놓칠 만큼 큰소리로 아저씨는 날 혼내셨다.
‘아저씨…… 언제나 다정한 아저씨가, 이렇게 화를 내시다니…….’ 벼락을 맞은 듯 온몸에 전류가 흘렀다.
‘겨우 날 인간으로 대해주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이 순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단을 맞아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47쪽)
“그러면 복수를 하면 되잖아, 그런데 방법을 잘못 선택했다간 큰일 나지. 만약 상대방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속임수를 쓰거나 하는 방법으로 복수를 했다가는 상대방은 물론 너까지도 두 번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게 될 거야. 게다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또 네가 지게 될 거고. 그러니까 사실 이런 허접한 방법으로는 복수를 할 수 없지. 진정한 의미에서 최고의 복수는 너 자신이 보란 듯이 멋지게 사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 자격증이라도 따야지. 예를 들어 네가 미워하는 애가 상업부기 3급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넌 2급을 따거라. 상대가 2급이면 넌 1급을 따고. 그렇게 되면 상대를 이겼다는 생각에 마음도 후련해질 테고, 결국은 너 자신을 위하는 일도 되는 거야. 이거야말로 최고로 멋진 복수라고 생각하지 않니?” (156쪽)
아빠는 1998년 2월에 향년 70세로 숨을 거두셨다. 편안한 얼굴로 영면하신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한 번 아빠 딸로 태어나도 돼? 다시는 슬프게 만들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아빠는 말이 없었고 난 더 이상 아무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땅을 치고 후회를 해본들 이미 늦은 일, 아무 소용이 없었다. (259쪽)
저자
오히라 마쓰요
1965년 10월 18일에 일본 효고 현 니시노미야 시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해, 자살을 기도하고 결국 학교를 자퇴해 비행청소년이 되었다. 그리고 16세에 야쿠자의 부인이 되고, 22세에 이혼했다. 그 뒤 오사카의 유흥 업소에서 호스티스로 일하다가, 우연히 아버지의 옛 친구와 만났다. 그의 권유로 오히라는 놓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서 긴키 대학 법학부의 통신 교육 과정에 입학한다. 이 대학 삼학년이 되던 해에 일 년 간의 공부로 사법 시험에 합격했다. 합격 뒤부터 비행 청소년의 재활을 위한 변호 및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자신의 경험을 담은 자서전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だから、あなたも生きぬいて)는 일본에서 26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한국에도 번역•출간되었다.
2006년에 가와시타기요시(川下清)와 재혼하여 딸을낳았으며 그후 <오늘을 산다>를 쓰기도했다.
현재는 우메다 종합법률사무소(梅田総合法律事務所) 소속 객원 변호사로일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