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사막 사파리
사막에서 보내는 아라비안 나이트
거침없이 사막 위를 질주하는 꿈, 끝없는 모래펄 위를 춤추듯 달리는 경험. 여행자의 로망 중 하나다. 두바이에 가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사막 사파리지만, 어디서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 감동은 다르게 다가온다. 바라보는 시각과 자연의 상황에 따라서도 사막의 밤은 각기 다르게 느껴진다. 신천지가 세워진 두바이에도, 원시적인 자유와 사막 위 불꽃 같은 로맨스는 여전히 존재한다.
사륜구동 지프로 사막의 금빛 모래펄 위를 거침없이 질주하는 꿈은 여행자의 로망이다.
중동의 한가운데에서 상상 이상의 미래를 탄생시키고 있는 두바이. 아라비아의 로맨스와 열정과 창조가 공존하고, 동시에 불가능이란 단지 단어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 아랍에미리트 연방을 구성하는 7개국 중 하나이자,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프로젝트들이 실행되는 나라다. 과거에는 서유럽이나 지중해로 넘어가기 위한 경유지였으나, 수많은 관광객들이 반드시 가보고 싶어 하는 여행지로 변모한지 오래다. 두바이 여행의 백미, 누구나 꿈꾸는 사막 사파리의 로맨스에 빠져본다.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사막 위를 달린다니, 도대체 어디에서 어디까지 얼마나 달릴 수 있을까? 온 천지가 사막인 두바이에서 또 다른 세상, 사막 더 깊고 깊은 그 곳 모험의 세계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일행을 모두 태운 SUV차량이 드디어 사막 초입에 도착했다. 타이어 공기압을 최대한 줄였다. 드디어 생애 최고의 사막, 두바이에서 폭풍 질주에 도전한다.
휴식의 시간, 잠시 차에서 내려 언덕 아래 차량의 질주를 지켜보는 여행자들
사막 위 인공 도시 두바이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막 사파리 투어’는 필수가 되었다. 황금빛 모래 사막을 스릴 넘치는 사륜구동 차량을 타고 이동해 사막 한가운데서 무한 질주를 체험하는 이색 체험이다. 사막 사파리는 지프 바퀴의 바람을 빼는 것부터 시작된다. 바퀴의 접지 면적을 넓혀 차가 모래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드라이버가 출발을 알린다. 곧 끝없는 질주의 시작이다. 지프는 롤러코스터처럼 예측 불허의 코스를 질주한다.
사막에는 길이 없다. 금빛 천지는 무한대로 펼쳐진 낯선 행성 같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분간하기 힘들다. 그러나 운전사들의 눈에는 가야 할 길이 보인다고 한다. 사막의 모래둔덕은 완만한 것처럼 보이지만, 둔덕 너머 반대편은 수직으로 뚝 떨어지는 절벽이다. 초보 여행자에게 사막 질주란 마치 ‘혹성 탈출’을 경험하는 것과 같다.
최고 속력으로 완만한 경사면으로 치고 오르다가 반대편으로 내리 달릴 때면 무중력 상태에 놓인 듯 몸은 붕 뜨고 만다. 이제 그만 달렸으면 싶은 그 때에 차량은 더 높은 곳, 더 심한 급경사를 향해 질주한다. 보통 40여 분 정도 정지 없이 사막 위를 질주하는데, 그 시간이 단 몇 분처럼 짧게 지나간다. 달리는 도중 운이 좋으면 사막 한가운데 긴 뿔의 오릭스도 볼 수 있다. 폭풍 질주가 끝나면 사막이 끝없이 이어진 모래구릉에서 잠시 명상에 잠긴다.
사파리 이후 도착한 캠프장, 터번을 두른 남자가 캠프장 한가운데 모닥불을 피운다.
오로지 모래뿐인 신비로운 사막을 바라보는 적막한 감동은 잠시, 사막의 아름다운 노을이 다가온다. 먼 이국 땅, 광활한 사막 위에서 퍼져가는 붉은 기운은 이방인의 가슴에 전율을 선사한다. 모래가 전부인 세상 위로 노을이 고요히 밀려온다. 천지는 검붉은 어둠에 포근히 안긴다. 오늘을 감상하고 나면, 다시 새로운 분위기의 소란한 공간으로 이동한다.
잠시 후 일행은 낙타가 무리 지어 있는 캠프장에 도달한다. 사막에서나 마주할 수 있기에 여행자에게 낙타는 신기한 대상이다. 어두움이 내려 앉은 붉은 사막 위로 낙타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함께 동행한 낙타들은 모래펄 위로 아스라히 사라진다. 사막의 낭만은 중독성이 강하다. 터번과 차도르를 한 남정네들이 모닥불 가로 하나둘 모여든다. 사막의 도적떼처럼 보이는 그 모습이 정겨울 따름이다.
사막 위 여행은 이렇듯 신비한 감상을 전해준다. 낯선 이방인들이 모닥불 주위에 모여들고, 사막의 밤이 주는 묘한 중독에 푹 빠져든다. 바로 이것이 중동의 아라비안 나이트다. 가슴 후벼 파는 현악기 선율의 멜로디가 흐른다. 무대 위로 춤추는 여인이 유혹이라도 하는 듯 매혹적인 몸매로 열정의 무대를 열어간다. 홀로 무대를 장식하는 그 고독감, 더욱 매력적이다. 사막의 밤은 낭만과 유혹으로 물들어 간다.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은 벨리 댄서의 매혹적인 춤을 즐기며 식사를 한다.
타닥 타다닥, 불꽃이 튀어 오르는 모닥불 곁에 앉는다. 거품 이는 시원한 맥주도 한 잔 들이킨다. 사막의 밤은 더욱 매력적인 관능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밤이 깊어가며 텐트 너머로 촛불의 일렁임이 아라비안 나이트의 절정을 알린다. 밤하늘은 이제 별이 수놓고 있다. 칠흑의 어두움 속에 반짝이는 별들만 총총하다. 그대로 멍석 위로 누워 검고 푸른 하늘을 본다. 사막의 싸늘한 공기가 온몸을 감싸 안는다.
별 하나의 추억과 모래펄의 낭만을 떠 올리며 스르르 눈을 감는다. 사막의 밤은 추억으로 물들어 간다. 짙은 밤하늘 아래, 모든 이방인들끼리 친구가 되는 밤이다. 서로 술잔을 나누고 잔을 부딪히며, 아쉬운 밤 이야기 꽃을 피우며 밤의 여흥에 서로의 마음을 내어준다. 한껏 취기가 오른 사람들은 무대 위로 올라 사막의 밤 속에서 로맨틱한 댄서를 자처하기도 한다. 모두 뜨겁게 박수를 쳐주며 먼 이국 땅에서 격려의 박수도 보낸다.
노을 지는 하늘을 등지고, 사파리를 마친 여행자들은 자신들의 숙소를 향해 돌아선다.
밤은 칠흑 같은 어두움 속에 온전히 닫혔다. 사막은 낮의 열기를 까마득히 잊은 채 차갑게 변해가고 세상 만물이 숨죽이는 밤이 온다. 별이 수놓은 밤하늘 아래 아랍의 감미로운 음악이 귓가에 퍼져 갈 때면, 춤추듯 질주하던 사막 사파리의 짜릿한 순간이 오버랩될 것이다. 벨리 댄서의 매혹적인 유혹과 함께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추억이 가슴 속으로 다시 피어 오를 것이다.
두바이의 국왕은 현재도 끊임없이 미래에 대한 구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 과감한 인프라 투자, 창의적이고 때로는 황당하기까지 한 탁월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켜 세계인을 초대하고 있다. 두바이는 나름의 전통을 유지한 채 혁신과 변화의 창조 도시로 여전히 변모 중이다. 에미레이트 항공과 대한항공이 직항 편을 운항하고 있다. 약 10시간 15분이 소요된다. 두바이는 고온 다습한 기후로 여름에는 최고 53도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내륙은 덥고 건조한 사막기후다. 우리나라 겨울인 12월과 1월에는 현지 기온이 영상 15도~25도 정도로 이 시기에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두바이를 찾는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5시간 느리다. 사막 사파리는 주요 호텔 로비와 여행사에서 예약할 수 있다.
두바이의 얼굴, 버즈 알 아랍.
두바이의 기적을 상기할 때 두바이의 얼굴로 각인되어온 상징적인 7성급 호텔
함길수|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