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등장하는 의료인들이 비타민 c의 항암력을 반박하는 근거로 자주 거론하는 논문이 있는데, 지난 2009년에 미국의학협회지에 실린 논문 한 편이 그것이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동일한 자료를 가지고 이미 비타민 c와 e가 백내장 예방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논문을 발간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람들로 임상시험 역시 동일하다.
이들은 동일한 임상시험 하나를 놓고 저자들의 이름 순서만 바꿔 넣으며 논문 수를 늘렸다. 하나의 임상연구를 놓고 질환 별로 분석해 효과가 있다 없다 하는 식의 논문을 복제하듯 풀어놓은 셈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보고서를 무작장 퍼내어 옮기는 의료인들에 의해 곳곳에서 인용되며 그 내용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평균 추적조사기간 8년인 이 연구는 50세 이상의 미국 남자의사 14,641명에게 비타민 c는 하루 500mg, 합성 비타민 e 알파 토코페롤은 이틀에 400단위씩 주는 것으로 해서 전립선암을 비롯한 다른 여러 암들의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런데 이 임상시험의 제재 선택은 백내장 예방효과만을 분석해 발간한 그들의 논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출발했다.
무엇보다 먼저 "비타민c 하루 500mg, 합성비타민 e 알파토코페롤 이틀에 200단위" 가 비타민 c와 e의 항암작용을 살펴볼 만한 최적의 선택이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러한 대규모 임상연구의 시작점에서의 오류는 종착점을 이미 예견할 수 있게 한다.
그렇게 도달한 종착점에서 그들은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비타민 c와 e에는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다." 라고 결론 내렸다.
어떠한 물질을 가지고 임상시험을 시작하려면 그 물질에 대한 충분히 이해하고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 사용하는지 제대로 파악한 후에 시작해야 한다.
비타민c의 경우를 보자. 백번 양보해서 비타민 c 메가도스를 뒤로 물린다 하더라도, 비타민c 가 건강에 좋고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복용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용량으로 복용하고 있는지를 조사 해 보았어야 한다.
비타민 c를 환자치료에 직접 이용하는 동료의사들이 얼마만큼의 용량을 처방하고 있는지, 비타민 c를 환자치료에 직접 이용하던 시절에는 얼마만큼의 용량으로 환자들을 질병으로부터 구해내었는지 들여다보아야 했다.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다해 만들어진 값진 임상시험의 결과가 이 연구를 디자인한 연구자들의 무지, 그들의 머릿속에 박힌 고정관념과 도그마에 의해 시작부터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고 이야기하면 이 연구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까.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혈전 생성을 예방하기 위해 복용하는 베이비 아스피린.이 베이비 아스피린은 진통효과를 나타내는 아스피린의 용량을 줄여 혈전 생성을 예방하는 기능만을 하도록 만든 저용량의 아스피린이다.
누군가 아스피린의 진통 효과를 살펴보는 임상시험을 시행하면서 베이비 아스피린을 처방하고 투통이 가시는지 살펴보았다고 치자. 그런 다음 그 결과를 토대로 "아스피린에는 두통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없다."라고 결론을 내렸다면 의학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
누군가 항생제의 박테리아에 대한 항생효과를 보겠다고 하루 2g 이 필요한 항생제를 하루 500mg 만 처방한 후 "이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죽이는 항생능력이 없고 단지 박테리아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키울 뿐이다."라고 결론 내렸다면 의학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스피린의 약리작용과 항생제의 항생 작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연구를 수행한 무식한 임상시험이라고 손가락질 할 것이 뻔하다. 하나의 연구를 놓고 비타민 e와 비타민 c가 암질환, 백내장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 대해 예방효과가 없다는 보고서를 양산한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은 이와 똑같은 짓을 자연의약에 하고 있다.
그들은 같은 자료을 놓고도 심혈관계 질환에 대해서도 조사한 후 논문으로 발표했다. 그들이 또 다시 데이터베이스로 들어가 다른 질병에 대해 조사한 후 이 같은 논문을 내 놓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 까지 하다.
그들이 이러한 자료 분석을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비타민 c와 비타민 e가 인체 내에서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 공부한는 것이다. 앞으로 이들의 연구을 의료인들이 수시로 인용할 텐데, 또 얼마나 많은 논쟁을 거쳐야 세상이 자연의약을 바로 볼 수 있는지, 벌거벗은 임금님은 되어가고 있는 의학의 모습이 초라하기만 하다.
(출처 : 비타민 C 항노화의 비밀 - 하병근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