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을 한다는 것은 노를 젓는 것이 아니다,
잠시 노를 내려놓고 밤하늘의 북극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안혼에 느끼는 바 있어
내 나이 이제 마흔넷인데
두눈이 어느덧 침침하여
지척에 사람을 분별할 수 없어
짙은 봄 안개가 가로막는 것 같구나.
의원에게 물으니 이내 말하기를
간장이충실하지 못한 탓이라고
그렇지 않으면 젊은 시절에
등잔 그늘 아래 글을 읽었음이라고
내 듣고 손뼉 치며 웃었노라
그대는 의술을 공부함이 아니로다.
귀는 들으라고 있는것이니
듣지 못하면 곧 귀머거리요.
눈은 보라고 있는것이니
보지 못하면 장님이라 이른다.
내 천자를 보고자 하나
궁궐의 아홉 문을 통할 길이 없고
내 고관들을 보고자 하나
베옷으로 몸을 가리지도 못한 주제라
내 또한 좋은 모란꽃을 보고자 하나
그저 잡초만 수북하더라.
고대광실은 구경도 못하였고
머리가 세도록 오막살이를 떠나지 못했노라.
호사스런 음식은 먹어 보지도 못하였고
찢어지는 가난에 굶기를 밥먹듯이 했노라.
내 이리하여 눈이 어두워져
마치 거친 베로 가린 듯하다
이 또한 하늘이 한 바이거니
무엇하러 치료하리.
어찌 알랴 이것이 복이 되어
귀먹고 눈먼 대로 생애를 무사히 마칠지
이규보
1168 ~ 1241년까지 일흔네 해를 살았다.고려 오백년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이다.호탕하고 생기있는 시 작품으로 당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명문장가이며, 몽고가 침입했을 때 예순이 넘은 나이에 전쟁터로 나설 만큼 기개가 높았다. 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시풍으로, 당시의 닫힌 세계관에서 벗어나 참신한 작품으로 새로운 문학의 길을 열었다.8천여 수의 시를 지었는데, 그 가운데 2천여 수가 남아 있다.시 평론 ‘백운소설’을 썼으며, 가전체 작품 ‘국선생전’, 기행 산문 ‘남행월일기등도 남겼다. 작품은 <동국이상국집>에 잘 갈무리되어 있다.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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