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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05 05:55
대동사회(大同社會)와 소강사회(小康社會) / 친밀함의 그늘
 글쓴이 : 선유도
 

대동사회(大同社會)와 소강사회(小康社會)

지난 1월에 다산연구소가 주관하는 중국 광동성(廣東省) 인문기행에 다녀왔다. 광동성에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문학적 유산이 무수히 많다. 

이곳에 유배된 소동파의 유적, 태평천국을 건립한 홍수전의 옛집, 중국의 아픈 상처가 서린 아편전쟁 기념관, 육조(六祖) 혜능(慧能)이 삭발수계(削髮受戒)한 광효사(光孝寺) 등이 있고, 변법자강운동(變法自疆運動)을 이끈 강유위(康有爲)와 양계초(梁啓超) 그리고 손문(孫文)도 이 고장 출신이다. 
 
강유위가 꿈꾼 대동사회 

이 밖에도 광동성에는 볼거리가 즐비하지만 강유위의 옛집에 들러 그가 설계한 대동세계를 다시금 음미해본 것이 하나의 큰 보람이었다. 

강유위(康有爲, 1858~1927)는 당시 서구 열강에 의해 갈가리 찢진 중국을 재건하기 위하여 과감한 제도개혁을 주장했다. 제자인 양계초(梁啓超, 1873~1929)와 함께 펼친 변법자강운동이 그것이다. 이 운동은 100일 만에 참담한 실패로 끝났지만 중국의 근대화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그의 궁극적 이상은 대동사회의 건설이었다. ‘대동(大同)’이란 『예기(禮記)』「예운(禮運)」편에 나오는 대도(大道)가 행해졌던 요순시대의 이상 사회로, 그때에는 천하가 공공의 것이어서 재산을 공유했기 때문에 권모술수가 없고 도적이 없어 사람들이 대문을 잠그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였다. 말하자면 원시공산사회인 셈이다.

이 대동사회에 근거하여 강유위는 더 나아가 국가가 소멸하고 세계가 하나의 통일정부에 의해 통할되는 사회 즉 계급, 인종, 남녀의 차별이 없고 빈부의 격차도 없으며 가족제도마저 해체되는 이상사회를 그렸다. 

이런 사회는 역사시대 이래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는 유토피아로 공상적 사회주의의 성격을 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유위가 대동사회를 그린 것은 당시 중국에는 급박한 상황으로부터의 탈출구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등소평(鄧小平)이 제시한 소강사회 


『예기』「예운」편에는 대동사회 다음으로 소강(小康)의 사회를 묘사한다. 이 시대에는 천하가 천자의 사유물이 되고 사람들도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재산을 사유하며 그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전쟁도 일어난다. 그러나 이때에는 우(禹), 탕(湯), 문왕(文王) 무왕(武王)과 같은 성인이 나타나 예의(禮義)로 사회 질서를 바로잡은 또 다른 이상사회였다. 이른바 하·상·주(夏商周) 삼대의 지치(至治)가 실현된 사회였다.

이 소강사회를 새롭게 해석한 사람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등소평(鄧小平, 1904 ~1997)이다. 

그는 1987년에 3단계 발전계획을 발표했는데 1단계(1981~1990)에는 국민의 의식(衣食) 문제를 해결하고 2단계(1991~2000)에는 1인당 국민소득을 1,000달러까지 끌어 올리고 21세기 중엽 무렵의 3단계에는 중국을 중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제2단계를 소강사회로 명명했다.

실제로 2001년에 중국은 1인당 국민소득 1,010달러를 달성하여 소강사회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이직은 불완전한 소강사회여서 2017년의 중국 공산당 19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020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달성하고 21세기 중반이 되면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고 조화로운 아름다운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선부론(先富論)과 공부론(共富論)

등소평은 ‘잘 살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잘 살게 한다’는 ‘선부론(先富論)’을 내세웠지만, 2020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를 건설하여 모든 사람을 잘 살게 하겠다는 시진핑의 구상은 ‘공부론(共富論)’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중국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고려할 때 앞으로 남은 3년 만에 공부론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공부론이 실현되는 ‘전면적 소강사회’가 『예기』에 묘사된 것처럼 질서 잡힌 이상사회가 될 수 있을지는 더욱 회의적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다음에 올 사회는 마르크스가 구상한 공산주의 사회가 될 것이고 강유위가 꿈꾼 대동사회가 될 것이다.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이 문자 그대로 ‘꿈’에 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송재소


친밀함의 그늘

중세는 엄정한 신분사회였지만 관계의 친밀성이 제도화됐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통도 중세 천년의 역사가 만든 관행에 빚진 것이었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지배했던 시절이라, 사회는, 신체나 가족이 그런 것처럼 하나의 전체로 엮인 유기체였고, 전체의 유지를 위해 행하는 기능에 따라 역할이 주어진 개인은, 신이 부여한 위계질서 속에 태생적으로 편입됐었다. 

위와 아래는 상호적 책무에 묶여 있었으니, 아래는 노동으로 위에 봉사하고 위는 외적에 맞서 앞장서 싸울 뿐 아니라 최소한의 복지를 공여함으로써 아래의 생존을 지켜냈다.

중세를 암흑으로 채색한 것은 계몽주의 세례를 받은 18세기 유럽문명이었다. 개인과 이성을 기치로 내건 정신이 계시를 앞세운 신적 질서를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신분적 족쇄가 해체되면서 관계의 친밀성 또한 사라지자, 이제 개인들은 시장질서(cash-nexus)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생존을 스스로 책임지는 고독한 존재가 되었다. 

그리하여 중세적 질서로의 향수가 고무한 보수주의에는 인간의 본래적 불평등에 대한 승인과 더불어, 저 ‘평등 없는 친밀성’(intimacy without equality)을 관계의 중심에 복원하려는 열망이 담겨 있었다. 서유럽 보수정당들이 진보계열 정당들 못지않게 복지국가발전에 기여해 온 맥락도 이 점에 닿아있다. 
 
‘평등 없는 친밀성’ 

그럼에도 불구하고(지대, 부역, 세금 등 농노계급의 탈취가 일상적이었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중세사회의 친밀성이 권력적 위계를 전제했다는 점만은 바뀔 수 없다. 

가령 오늘날에도 영국 중산층이 가장 애송하는 시인 러디어드 키플링이 영국 제국주의를 옹호하며 주창했던 ‘백인의 책무’(white man’s burden) 개념에는 제국인들이 현지인들을 향해 품었던 양가적 태도, 곧 일상의 친밀성과 더불어 인종과 신분에서 기인한 불평등의 정서가 두루 서려 있다.

‘평등 없는 친밀성’이란 조어가 문학적 담론에 등장한 것은 평론가 크리스토퍼 홀리스가 친구인 작가 조지 오웰의 사상과 작품을 들여다보는 하나의 장치로서 배치하면서였다. 이튼의 우등생이었던 오웰은 그곳 졸업생들이 통상 거치는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로의 진학을 포기하고 식민지 버마(미얀마)의 제국경찰을 자원하지만, 5년이 채 안 돼 사직서를 던지고 영국으로 영구 귀국한다.

 가해의 최전선에서 백인경찰로서 경험했던 죄의식과 수치심이 커갈수록 제국체제에 대한 증오와 무력감을 못 견뎌 했던 탓이다. 영국인과 현지인 간의 일상적 친밀함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의 틀 안에서 이 둘 사이의 진정한 우정은 불가능했으니, ‘평등 없는 친밀성’이 지닌 본래적 한계를 절감했던 것이다. 

그에게 버마체험은 가해자 입장에서 권력의 실상을 들여다봤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고, “부끄러워해야 할 무엇으로서의 권력” 개념을 내면화하는 전환적 계기였다. 

이후 오웰의 삶과 글쓰기는 버마시절 형성된 죄의식의 속죄와 해원을 위한 긴 여정,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삶 속으로 내려가 그들의 일원이 됨으로써 인간관계의 친밀함 배면에 똬리를 튼 권력관계의 폭력성을 파헤치는 일에 바쳐지게 될 터였다. 
 
친밀함, 가해와 위선의 그늘 

관계의 친밀함은 공감이 축적되는 과정, 대체로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형성된다. 실은 일상은 관계 속에서 공유되기 이전에 그 자체로 우리 몸과 근육을 길들인다. 

변태성욕자의 연쇄살인을 다룬 헝가리 영화 『누명』에서 교수형대로 끌려가는 범인은 “신발이 너무 조여” 답답하다고 불평하며, 오웰이 버마시절을 배경으로 쓴 에세이 ‘교수형’에는 형장으로 끌려가면서도 물웅덩이를 애써 피해가는 죄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처럼 일상은 때로 죽음마저 잊게 만드는 괴력을 지닌 것이지만, 문제는 일상의 친밀성이 관계의 폭력성을 은폐하는 경우다.

가령 최근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로된 온갖 범죄적 행위도, 술자리, 합숙, 촬영여행 등 예술행위를 빙자하거나 그 연장으로 일상화된, 다분히 작위적인 관행들(routines)의 친밀함-“너 참 곱구나. 어디 이리 와봐라”-속에서 자행됐다. (하긴 ‘구조의 큰 그림을 보는 통 큰 사람들’에게 사적 윤리나 개인의 고통 따위는 얼마나 거추장스런 것이었으랴) 

모든 헤게모니적 권력이 행사하는 내밀한 폭력들을 가장 예민하게 포착해 경종을 울려야 할 사람들이, 솔선해서 친밀성의 그물을 치는 가장 교활하고 가증스런 방식으로 가해의 검을 휘두른 것이다.

대학졸업장이 없던 오웰에겐 평생 스승으로 부를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는 오로지 낡은 타자기와 완강한 신념에 기대 홀로 주류적 편견에 맞서 싸웠다. 

한나 아렌트가 말했던 “악의 평범성”은 우리 모두 잠재적 범죄자라는 섬뜩한 사실을 일깨우지만, 실은 폭력은, 드러나고자 하지 않을 뿐, 크고 작게 일상에서 이미 적나라하다. 

기어이 차이를 만들고 우월한 지위를 확인한 후라야 비로소 친밀함을 용인하되, 그 친밀함의 그늘에 숨어 끝끝내 폭력적 근성을 드러내고 마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오웰에 따르면, “사람은 권력이 없을 때만 품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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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18-03-05 05:57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통>>
중세 천년의 역사가 만든 관행
선유도 18-03-05 05:59
 
<<선부론(先富論)>>- 잘 살수 있는 사람부터 잘 살게 하자
 <<공부론(共富論)>> 모두가 잘 살게 하자
선유도 18-03-05 06:00
 
오웰에 따르면, “사람은 권력이 없을 때만 품위가 있다.”
겨울 18-03-05 10:00
 
이곳에 유배된 소동파의 유적, 태평천국을 건립한 홍수전의 옛집, 중국의 아픈 상처가 서린 아편전쟁 기념관,
육조(六祖) 혜능(慧能)이 삭발수계(削髮受戒)한 광효사(光孝寺) 등이 있고, 변법자강운동(變法自疆運動)을
이끈 강유위(康有爲)와 양계초(梁啓超) 그리고 손문(孫文)도 이 고장 출신이다.
겨울 18-03-05 10:02
 
이 소강사회를 새롭게 해석한 사람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등소평(鄧小平, 1904 ~1997)이다.
그는 1987년에 3단계 발전계획을 발표했는데 1단계(1981~1990)에는 국민의 의식(衣食) 문제를 해결하고
2단계(1991~2000)에는 1인당 국민소득을 1,000달러까지 끌어 올리고 21세기 중엽 무렵의 3단계에는
중국을 중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제2단계를 소강사회로 명명했다.
겨울 18-03-05 10:05
 
이후 오웰의 삶과 글쓰기는 버마시절 형성된 죄의식의 속죄와 해원을 위한 긴 여정,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삶 속으로
내려가 그들의 일원이 됨으로써 인간관계의 친밀함 배면에 똬리를 튼 권력관계의 폭력성을 파헤치는 일에 바쳐지게 될 터였다.
아사달 18-03-05 12:15
 
대동(大同)’이란 『예기(禮記)』「예운(禮運)」편에 나오는 대도(大道)가 행해졌던 요순시대의 이상 사회로, 그때에는 천하가 공공의 것이어서 재산을 공유했기 때문에 권모술수가 없고 도적이 없어 사람들이 대문을 잠그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였다. 말하자면 원시공산사회인 셈이다.
아사달 18-03-05 12:15
 
예기』「예운」편에는 대동사회 다음으로 소강(小康)의 사회를 묘사한다. 이 시대에는 천하가 천자의 사유물이 되고 사람들도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재산을 사유하며 그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전쟁도 일어난다. 그러나 이때에는 우(禹), 탕(湯), 문왕(文王) 무왕(武王)과 같은 성인이 나타나 예의(禮義)로 사회 질서를 바로잡은 또 다른 이상사회였다. 이른바 하·상·주(夏商周) 삼대의 지치(至治)가 실현된 사회였다.
아사달 18-03-05 12:16
 
소강사회를 새롭게 해석한 사람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등소평(鄧小平, 1904 ~1997)이다. 그는 1987년에 3단계 발전계획을 발표했는데 1단계(1981~1990)에는 국민의 의식(衣食) 문제를 해결하고 2단계(1991~2000)에는 1인당 국민소득을 1,000달러까지 끌어 올리고 21세기 중엽 무렵의 3단계에는 중국을 중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제2단계를 소강사회로 명명했다
아사달 18-03-05 12:17
 
중세를 암흑으로 채색한 것은 계몽주의 세례를 받은 18세기 유럽문명이었다. 개인과 이성을 기치로 내건 정신이 계시를 앞세운 신적 질서를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신분적 족쇄가 해체되면서 관계의 친밀성 또한 사라지자, 이제 개인들은 시장질서(cash-nexus)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생존을 스스로 책임지는 고독한 존재가 되었다.
아사달 18-03-05 12:18
 
모든 헤게모니적 권력이 행사하는 내밀한 폭력들을 가장 예민하게 포착해 경종을 울려야 할 사람들이, 솔선해서 친밀성의 그물을 치는 가장 교활하고 가증스런 방식으로 가해의 검을 휘두른 것이다.
산백초 18-03-05 12:44
 
강유위(康有爲, 1858~1927)는 당시 서구 열강에 의해 갈가리 찢진 중국을 재건하기 위하여
과감한 제도개혁을 주장했다. 제자인 양계초(梁啓超, 1873~1929)와 함께 펼친 변법자강운동이 그것이다.
산백초 18-03-05 12:46
 
등소평은 ‘잘 살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잘 살게 한다’는 ‘선부론(先富論)’을 내세웠지만, 2020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를 건설하여 모든 사람을 잘 살게 하겠다는 시진핑의 구상은 ‘공부론(共富論)’이라 할 수 있다.
산백초 18-03-05 12:51
 
관계의 친밀함은 공감이 축적되는 과정, 대체로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형성된다.
실은 일상은 관계 속에서 공유되기 이전에 그 자체로 우리 몸과 근육을 길들인다.
흰두루미 18-03-05 13:56
 
등소평은 ‘잘 살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잘 살게 한다’는 ‘선부론(先富論)’을 내세웠지만, 2020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를 건설하여 모든 사람을 잘 살게 하겠다는 시진핑의 구상은 ‘공부론(共富論)’이라 할 수 있다.
흰두루미 18-03-05 13:57
 
가령 오늘날에도 영국 중산층이 가장 애송하는 시인 러디어드 키플링이 영국 제국주의를 옹호하며 주창했던 ‘백인의 책무’(white man’s burden) 개념에는 제국인들이 현지인들을 향해 품었던 양가적 태도, 곧 일상의 친밀성과 더불어 인종과 신분에서 기인한 불평등의 정서가 두루 서려 있다.
흰두루미 18-03-05 13:58
 
관계의 친밀함은 공감이 축적되는 과정, 대체로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형성된다. 실은 일상은 관계 속에서 공유되기 이전에 그 자체로 우리 몸과 근육을 길들인다.
늘배움 18-03-05 15:26
 
이 대동사회에 근거하여 강유위는 더 나아가 국가가 소멸하고 세계가 하나의 통일정부에 의해 통할되는 사회
즉 계급, 인종, 남녀의 차별이 없고 빈부의 격차도 없으며 가족제도마저 해체되는 이상사회를 그렸다.
이런 사회는 역사시대 이래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는 유토피아로 공상적 사회주의의 성격을 띤다.
늘배움 18-03-05 15:27
 
위와 아래는 상호적 책무에 묶여 있었으니, 아래는 노동으로 위에 봉사하고 위는
외적에 맞서 앞장서 싸울 뿐 아니라 최소한의 복지를 공여함으로써 아래의 생존을 지켜냈다.
늘배움 18-03-05 15:29
 
모든 헤게모니적 권력이 행사하는 내밀한 폭력들을 가장 예민하게 포착해 경종을 울려야 할 사람들이,
솔선해서 친밀성의 그물을 치는 가장 교활하고 가증스런 방식으로 가해의 검을 휘두른 것이다.
아침햇살 18-03-05 19:33
 
‘대동(大同)’이란 『예기(禮記)』「예운(禮運)」편에 나오는 대도(大道)가 행해졌던 요순시대의 이상 사회로, 그때에는 천하가 공공의 것이어서 재산을 공유했기 때문에 권모술수가 없고 도적이 없어 사람들이 대문을 잠그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였다.
아침햇살 18-03-05 19:34
 
이런 사회는 역사시대 이래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는 유토피아로 공상적 사회주의의 성격을 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유위가 대동사회를 그린 것은 당시 중국에는 급박한 상황으로부터의 탈출구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침햇살 18-03-05 19:35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등소평
그는 1987년에 3단계 발전계획을 발표했는데 1단계(1981~1990)에는 국민의 의식(衣食) 문제를 해결하고 2단계(1991~2000)에는 1인당 국민소득을 1,000달러까지 끌어 올리고 21세기 중엽 무렵의 3단계에는 중국을 중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침햇살 18-03-05 19:36
 
현 중국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고려할 때 앞으로 남은 3년 만에 공부론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공부론이 실현되는 ‘전면적 소강사회’가 『예기』에 묘사된 것처럼 질서 잡힌 이상사회가 될 수 있을지는 더욱 회의적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다음에 올 사회는 마르크스가 구상한 공산주의 사회가 될 것이고 강유위가 꿈꾼 대동사회가 될 것이다.
아침햇살 18-03-05 19:37
 
“악의 평범성”은 우리 모두 잠재적 범죄자라는 섬뜩한 사실을 일깨우지만, 실은 폭력은, 드러나고자 하지 않을 뿐, 크고 작게 일상에서 이미 적나라하다.
동선 18-03-06 15:19
 
‘대동(大同)’이란 『예기(禮記)』「예운(禮運)」편에 나오는 대도(大道)가 행해졌던 요순시대의 이상
사회로, 그때에는 천하가 공공의 것이어서 재산을 공유했기 때문에 권모술수가 없고 도적이 없어
사람들이 대문을 잠그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였다. 말하자면 원시공산사회인 셈이다.
동선 18-03-06 15:20
 
『예기』「예운」편에는 대동사회 다음으로 소강(小康)의 사회를 묘사한다. 이 시대에는 천하가
천자의 사유물이 되고 사람들도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재산을 사유하며 그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전쟁도 일어난다. 그러나 이때에는 우(禹), 탕(湯), 문왕(文王) 무왕(武王)과 같은 성인이 나타나
예의(禮義)로 사회 질서를 바로잡은 또 다른 이상사회였다.
이른바 하·상·주(夏商周) 삼대의 지치(至治)가 실현된 사회였다.
동선 18-03-06 15:22
 
최근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로된 온갖 범죄적 행위도, 술자리, 합숙, 촬영여행 등 예술행위를
빙자하거나 그 연장으로 일상화된, 다분히 작위적인 관행들(routines)의 친밀함-“너 참 곱구나.
어디 이리 와봐라”-속에서 자행됐다.
현포 18-03-06 16:39
 
모든 헤게모니적 권력이 행사하는 내밀한 폭력들을 가장 예민하게 포착해 경종을 울려야 할 사람들이,
솔선해서 친밀성의 그물을 치는 가장 교활하고 가증스런 방식으로 가해의 검을 휘두른 것이다.
현포 18-03-06 16:40
 
기어이 차이를 만들고 우월한 지위를 확인한 후라야 비로소 친밀함을 용인하되, 그 친밀함의 그늘에 숨어 끝끝내
폭력적 근성을 드러내고 마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오웰에 따르면, “사람은 권력이 없을 때만 품위가 있다.”
각설탕 18-03-07 12:48
 
강유위(康有爲, 1858~1927)는 당시 서구 열강에 의해 갈가리 찢진 중국을 재건하기 위하여 과감한
제도개혁을 주장했다. 제자인 양계초(梁啓超, 1873~1929)와 함께 펼친 변법자강운동이 그것이다.
이 운동은 100일 만에 참담한 실패로 끝났지만 중국의 근대화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각설탕 18-03-07 12:50
 
가령 오늘날에도 영국 중산층이 가장 애송하는 시인 러디어드 키플링이 영국 제국주의를 옹호하며
주창했던 ‘백인의 책무’(white man’s burden) 개념에는 제국인들이 현지인들을 향해 품었던 양가적 태도,
곧 일상의 친밀성과 더불어 인종과 신분에서 기인한 불평등의 정서가 두루 서려 있다.
밀알 18-03-08 09:47
 
대동사회에 근거하여 강유위는 더 나아가 국가가 소멸하고 세계가 하나의 통일정부에 의해
통할되는 사회 즉 계급, 인종, 남녀의 차별이 없고 빈부의 격차도 없으며 가족제도마저 해체되는 이상사회를 그렸다.
사오리 18-03-15 01:50
 
나무뿌리의 깊이에서 성장을 배우고
줄기차게 자라는 나무 줄기에서 살아
가는 슬기를 배웁니다. 여러 가지를
뻗는 나뭇가지에서 다 마찬가지라는
지혜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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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판소리의 대표적 유파로 '동편제'와 '서편제'가 있습니다. (27) 흰두루미 06-20
공지 소가 나간다3 <결結> (24) 아사달 03-20
9121 상인들의 도시, 오사카 (26) 각설탕 03-13
9120 [me too] Alexandra Raisman의 법원 증언. (25) FirstStep 03-12
9119 우리나라의 잃어버린 세대 (31) 휘몰이 03-10
9118 극지로 향하는 물질 탐험가 - 우리는 얼마만큼 왔고, 어디까지 탐구할 수 있을까? (30) 블루베리농장 03-10
9117 영미~~ 한 배를 타야 성공하쥐 안컷나! (23) 양촌리이장 03-09
9116 나는 독일의 디바입니다. 헬렌 피셔(Helene Fischer) (20) 슐러거매니아 03-09
9115 道得其人 人得其道 其道可成~~~~ (27) 향수 03-08
9114 꼬믹한 시상. 펜스룰로 츠자들 역관광 당하는건 아닌지 몰라 (22) 양촌리이장 03-08
9113 1.눈을 감고 세상을 보다, 2.생존을 위한 지혜,3.존경하도록 가르치다, 4.바위와 나무 (24) 밀알 03-08
9112 황금으로 빚은 초현실, 멕시코시티 (27) 각설탕 03-07
9111 종교의 도시, 델리 (28) 각설탕 03-07
9110 민중과 리더1<제왕들의 몰락> (31) 아사달 03-05
9109 선천도정 문무에서 그치느니라~~ (34) 향수 03-05
9108 율곡이 돌아본 세종대왕의 리더십과 세종 사후 100년도 안 돼 쇠퇴한 조선2 (34) 흰두루미 03-05
9107 율곡이 돌아본 세종대왕의 리더십과 세종 사후 100년도 안 돼 쇠퇴한 조선1 (32) 흰두루미 03-05
9106 대동사회(大同社會)와 소강사회(小康社會) / 친밀함의 그늘 (34) 선유도 03-05
9105 김중혁의《바디무빙》 * 몸이 말하는 것들 (27) 사오리 03-03
9104 보조국사의 수심결 1 (31) 호반도시 03-01
9103 서산대사의 선교결(禪敎訣) (25) 호반도시 03-01
9102 Andreas Martin - Janine (10) 슐러거매니아 02-28
9101 1.가장 슬픈 낙서,2.품성,3.아침 식사는 제가 대접 할께요,4. 형제의 효심,5.흰둥이 강아지 (30) 밀알 02-28
9100 더그 스티븐슨의《명강의 무작정 따라하기》 * 기억의 뒷마당 (24) 사오리 02-27
9099 조지 소로스와 칼 포퍼 (30) 흰두루미 02-26
9098 인간수명 연장 한계 어디까지인가!!- 500세와 150세 (31) 휘몰이 02-25
9097 Andreas Martin - Deine Flügel fangen Feuer (13) 슐러거매니아 02-23
9096 화합은 가난과 불안도 이겨 낸다/다산이야기 1,000회를 맞아/중국 광동성에서 만난 인물들 (32) 선유도 02-23
9095 서산대사의 선가귀감4 (25) 호반도시 02-21
9094 서산대사의 선가귀감3 (27) 호반도시 02-21
9093 中에대하여6 <中和와 시루 그리고 무극> (31) 아사달 02-20
9092 노자(老子)가 말한 천지의 시원과 우주적 드라마 (34) 블루베리농장 02-19
9091 외국어 배워야 하나? 4차 산업혁명으로 없어질 직업은?-갈수록 진화하는 언어 번역 (32) 휘몰이 02-18
9090 연호는 봉정이다. (올해는 2018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36) 현포 02-18
9089 석유가 아니라 상상이 바꾼, 두바이 (28) 각설탕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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