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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5 20:54
도대체 왕이 왜 필요했을까?
 글쓴이 : 만사지
 

구체적으로 과거의 사람들은 왕의 존재이유를 어디에서 찾았을까? 어떤 
존재가 필요한 이유는 그 반대의 경우, 즉 그 존재가 없을 때를 상정하면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논법으로 왕의 존재이유를 설명
한 사람 중에 한나라 때의 대유학자 가공언賈公彦이 있다. 그는「주례周禮
의 천관天官을 설명하면서 왕의 존재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왕이 왜 필요한가? 그것은 구심점이 필요해서다. 예를 들어 사람이 백
명 있다고 가정하자. 여기에 왕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백 명의 사람 
들은 서로 뿔뿔이 흩어져 분란을 일으킬 것이다. 그러므로 그중에서 왕 
이 나와 이들의 분란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 설명에는 자연상태의 인간을 만인 대 만인의 투쟁상태라고 이야기
한 홉스의 견해와 비슷한 면이 있다. 즉, 자연상태는 무질서하고 불안한
상태라는 것이다. 가공언은 바로 이런 혼란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필요에
서 왕의 존재이유를 찾았던 것이다. 
 유교지식인들에게 왕이 없는 인간사회란 혼란과 폭력이 난무하는 야
만상태에 지나지 않았다. 즉, 문명이 결여된 상태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
다. 이런 야만상태를 극복하여 인간사회에 질서와 문명을 보장해주는 존
재가 바로 왕이었다. 명말청초의 대표적 유교 지식인이었던 황종희黃宗
羲는「명이대방론 明夷待訪錄」이라는 저서에서 인류의 문명화와 왕의 출
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왕은 이렇게 출현했다. 이 땅에 인류가 최초로 존재하기 시작했던 태
초에 인간들은 각자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했다. 그러므로 천하에 이로
운 일이라 하더라도 그 누구도 나서서 그 일을 추진하지 않았다. 또한 천
하에 해로운 일이라 하더라도 그 누구도 나서서 그 일을 없애려 하지 않
았다. 
 이때 어떤 사람이 이 땅에 나타났다. 그는 자기 개인의 이익만을 이익
으로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천하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노력했다. 또한
자기 개인의 손해를 손해로 여기지 않고 천하 전체가 그 해로움을 벗어
나도록 했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천하를 위해 천만 배의 노력
을 기울였다. 이 사람이 바로 왕이 되었다." 

 유교 지식인들에 의하면 최초의 왕은 야만상태의 인류를 문명상태로
탈바꿈시킨 성인聖人이었다. 인류가 문명상태로 진입한 이후에도 인간사
회의 질서와 문명을 담보하는 존재로서 왕이 필요했다. 왕의 존재이유를 
설명해주는 유교적 이론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왕은 인간사회의 질서와 문명을 담보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류의 무
질서와 야만상태는 현재 왕의 존재이유를 부정함과 동시에 새로운 왕의
탄생을 요청하는 징후가 된다. 인간사회가 극도로 무질서하다면 그것은
현재 왕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
다. 따라서 현재의 왕들은 인간사회의 질서와 문명을 보호하고 발전시키
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인간사회가 혼란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인간의 생명현상을 부정하는 갖가지 현상들이다. 무엇보다도 굶주려 죽
거나, 얼어죽거나 하여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는 야
만상태다. 따라서 왕은 온 백성들이 사시사철 배불리 먹고 겨울에도 따
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인간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이 풍부해도 문명이 없다면 야만상태다.
풍족한 의식주를 즐기며 인간의 문명을 향유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왕
의 존재이유가 된다. 또한 인간사회의 문명을 침해하는 악의 요소들, 즉
인간의 생명현상을 탄압하여 억울하고 비통한 사람이 많게 되어도 야만 
상태와 같다. 
 억울한 사람들의 목소리, 한숨 등을 듣기 위해 왕은 미세한 소리도 잘
들어야 한다. 왕의 들음을 천청天聽이라 한 것이 그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폭력과 무질서가 판치는 것도 잘 보아야 한다. 그래서 왕의 보심
을 성명聖明이라한다. 인간사회의 구석구석을 보고 그중의 무질서와 폭
력을 질서상태로 바꾸어놓는 존재, 그것이 바로 왕이며 그것을 위해 하
늘이 이 땅에 왕을 존재하게 한다. 
 하늘의 본질은 생명을 사랑하는 데 있다. 생명 중에 가장 고귀한 인간
을 사랑하는 하늘은 왕을 두어 인간의 생명을 기르고 있는 것이다. 인간
사회가 질서와 문명 속에 있을 때 인간의 생명현상은 최고도로 발현될 
수 있다. 과거 동양의 유학자들이 왕의 존재이유를 설명하던 근거는 이
것이었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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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지 15-04-05 20:55
 
하늘의 본질은 생명을 사랑하는데 있다.
스칼라 15-04-05 22:01
 
왕은 미세한 소리도 잘 들어야 한다.
 왕의 들음을 천청天聽이라 한 것이 그것
혁명밀알 15-04-06 00:27
 
천하에 이로운 일이라 하더라도 그 누구도 나서서 그 일을 추진하지 않았다. 또한 천
하에 해로운 일이라 하더라도 그 누구도 나서서 그 일을 없애려 하지 않았다.
향수 15-04-06 10:12
 
백성들의 삶을 위하여 자연발생적으로 하늘은 왕을 세우게 된다 합니다.
이순신 15-04-06 11:11
 
인간사회의 구석구석을 보고 그중의 무질서와 폭
력을 질서상태로 바꾸어놓는 존재, 그것이 바로 왕이며 그것을 위해 하
늘이 이 땅에 왕을 존재하게 한다.
등대 15-04-06 13:55
 
왕의 들음을 천청天聽이라 한 것이 그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폭력과 무질서가 판치는 것도 잘 보아야 한다. 그래서 왕의 보심
을 성명聖明이라한다
된장찌개 15-04-06 16:04
 
왕을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부조화가 발생되었다고 보여집니다.
빈병 15-04-06 19:21
 
관료들조차 얼굴을 들고 보지 못했던 시대 임금의 옷 자락이나 일반백성이 보았겠습니까.
산백초 15-04-06 20:08
 
왕을 하나의 구심점으로 본다면..
사오리 15-04-06 20:50
 
초목은 잎이 시들어 떨어지면 어느새 뿌리 밑에서 싹이 삐끔히 돋고,
겨울이 아무리 춥더라도 결국에는 동지에 양기가 돌아와 봄이 된다.
만물이 쇠락하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만물을 생성하는 생명력이 항상 대
자연의 주체가 되니, 여기에서 천지 조화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지고이바이젠 15-04-06 23:11
 
왕이 왕답지 않을 때 백성이 힘들어집니다.
혁명밀알 15-04-07 00:46
 
유교 지식인들에 의하면 최초의 왕은 야만상태의 인류를 문명상태로
탈바꿈시킨 성인聖人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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