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아가씨
동백아가씨하면 떠오르는 가수가 '이미자'입니다. 1960년대 가요계의 특징하면 미8군 출신 가수들의 활약이 떠오릅니다. 이미 50년대 후반부터 가요계에 등장하기 시작해 61년 한명숙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가 히트를 치면서 가요계에 두각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금희, 이춘희, 서수남, 윤복희, 임희숙, 신중현, 패티김, 이미자 등도 미8군 무대를 거친 60년대의 인기가수들 입니다.
60년대 5.16으로 들어서면서 트로트는 일본 가요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왜색적이고 비탄조의 노래라는 것으로 금지곡으로 지정되는 수난의 역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칼날을 피하기 위해 트로는 이른바 신민요와 결합한 형태로 나타나서 인기를 누리고 부흥하게 됩니다. <돌아가는 삼각지>등을 부르다 요절한 배호, <빨간 구도 아가씨>의 남일해, <마포종점>의 은방울자매, <대머리 총각>의 김상희, <쾌지나 칭칭나네>의 김상국 등이 이 시대 대표적인 트로트 가수로 인기를 누렸습니다.
이 중에서도 활동이 특별하게 두드러진 가수가 바로 '이미자'입니다. 59년 18세의 나이로 한국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인 KLHZ에서 주최한 아마추어 노래자랑대회에서 나애심의 <밤의 탱고>, <언제까지나>를 불러서 1등으로 입상을 합니다. 그리고 이미자는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하여 64년 <동백아가씨>를 발표하면서 확고하게 대중스타로 자리잡게 됩니다. <동백아가씨>는 발표된지 4년만에 왜색조라 방송금지곡으로 묶이기도 했지만 전국민의 대중적이고 폭넓은 사랑은 대단했습니다. 오죽하면 클래식 음악실에서도 틀었다고 할 정도로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겠습니까. 이후 이미자는 30여년간 1,600여곡의 노래를 발표하면서 트로트계의 전설로 남습니다.
60년대의 또 하나의 중요한 음악적 특징은 음악상상실의 흥행입니다. 최초의 음악감상실은 50년대 후반 명동에서 문을 연 '은하수'였습니다.이어서 종로 2가의 '영보다방', '돌체'가 문을 열었습니다. 60년대로 들어서면서 서울을 비롯해서 60년대 중반에는 전국적으로 음악다방이 줄줄이 문을 열었습니다. 음악감상실에서 인기를 누렸던 DJ는 이종환, 김동욱, 김인권, 박광희, 원종관, 조용호, 이백천, 이성권, 박원웅 등이 있습니다.
한국 영화계와 법령소동
한국영화계의 전성기하면 1960년대를 꼽을 수 있습니다. 59년에 108편의 영화가 제작되어 연간 100편을 넘어서는 저력을 발휘했고, 60년대 전 기간을 통해 한국영화 편수는 꾸준히 증가하게 됩니다. 70년대는 231편이 제작되어 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기록를 남기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TV 수상기가 100만대를 넘어선 72년을 고비로 한국영화는 급격한 퇴조를 보이게 됩니다. 한편 62년에 영화법을 제정, 공포하였는데 이는 해방 후 미군정청 법령 이후 최초로 제정된 영화법령이었습니다. 이 영화법령은 80년대 5공화국 전두환 정권 때까지 일관되게 유지되는 법령이었고, 이 법령으로 인하여 영화계는 창작의 분위기를 위축시키는 법령이라 반발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법령으로 인해 <영화 누드시 소동>이 있는데 보시겠습니다.
1967년 서울 형사지법에서는 영화감독 유현목(당시41세)에 대한 음화
제조 및 반공법 위반 공판이 열렸다. 판결 공판에서 법원은 반공법은
무죄, 음화제조는 유죄를 선고해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영화예술에서
음화의 한계를 그어 놓았다. 유현목 감독은 영화<춘몽(春夢)>에서 여
배우 박수정으로 하여금 변태성욕자에게 쫓기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알몸으로 계단에서 6초 동안 도망치게 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이 사건은 영화계의 커다란 관심 속에서 법정에 서게 되었는데, 법정
에서는 시대감각의 변화를 둘러싸고 검사와 변호인 간에 심각한 논쟁
이 벌어졌다. 검찰의 주장은 아직도 고유의 미풍양속을 존중하는 우
리나라에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를 20여명의 남자 앞에
서 이리 뛰고 저리 뛰게 한 것은 분명히 음화제조라고 했다. 반면 변호
인 측은 음화에 대한 가치판단이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함을 지적하
며, <춘몽>이 음화제조라는 주장은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재판장은 근대 서양문화의 침투로 성적 개방풍조가 크게 높아
진 것은 사실이나, 여자의 나신을 함부로 노출시키는 풍속은 아직까
지 우리 사회에 일반화되지 않았고, 평범한 대중의 성적 도의감정을
파괴 시키는 성의 표현은, 사회 일반의 이익을 위해서 통제되어야 한다
고 판시해, <춘몽>은 분명히 음화로서 유죄라고 결론지었다. 이 유죄
판결로 유현목 감독은 3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판결문 출처, 고바우 현대사 제2권 170-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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