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생성과 소멸 과정
1. 토론 배경
조문 길에 친지 가족( 여자와 대학생 딸 2명)을 태우고 간 적이 있다. 전주에서 서울 소재 병원 영안실 까지 가는 동안 , 시간적인 공간을 기독교 경전과 내세에 관한 토론으로 꽉 채웠다. 약 7년 전, 그녀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회 목사가 경전 해석이나 품위 유지 면에서 교인들을 지도하기에 미흡하다며, 교인들과 함께 들고 일어나 몰아냈다가, 쫓겨난 목사에 의해 명예훼손 문제로 고발을 당해 , 법정 다툼을 벌린 적도 있었다.
신학 대학은 나오지 않았지만, 목사 안수를 받은 사람을 상대로 자신의 견해를 강하게 표출하고 또 지켜낼 정도로 자신의 견해에 대해 집착이 강한 형이었다.
기독교적인 내세관에 대해 , 이성적인 헤아림으로 접근하여 회의를 보이는 사람을 향해, 기독교인들은 신앙이란 방패로 마주서기 마련이다. 그녀 역시, 처음엔 인간의 경험을 초월해 있는 기독교적 내세에 대해, 신앙이나 경전 구절을 이용하여 증명하려 했다.
그러나 토론이 끝나가는 시점에 , 언어적 표현이야 없었지만, ‘기독교적 내세가 허구이다.‘' 내지는 의심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 고 인정하는 것 같았다.
극히 보수적인 기독교인이 그런 자세를 보인다는 것은 정말 매우 희귀한 상황이겠다. 아무래도 두 명의 딸들이 대화 내용을 계속 경청하고 있기에, 그 앞에서 '쏘크라테스 식 질문'에 대해 억지로 부정적 답변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2. 토론 전개 과정
그녀가 지닌 내세 개념에 대해 , 곧 바로 ‘있다.(실존)’ 혹은 ‘없다.(허구)’라는 대립 관계를 세우지 않았다. 그저 ‘사후(死後)에 내세를 향해 떠난다.’는 ‘영혼이 , 실존(實存)하는지?’ 아니면 ‘상상적 허구 인지?’ 증명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만약 '내세에 가는 주체'라고 주장하는 영혼이, 상상적 허구이라서 존재하지 않거나, ' 육체와 더불어 생성되고 소멸되는 존재'라고 증명된다면 ? 천당이나 지옥에 들어 올 영혼이 없으므로 , 종교인들이 주장하는 천당 지옥이 아무 쓸모가 없겠다.
( 영혼의 존재 유무에 대한 증명보다는, 천국 지옥의 존재 유무에 관심들이 집중되어 왔는데--- 이렇게 방향을 돌려서 바라볼 필요도 있는 것 같다.)
나아가 ‘종교적 내세’란, 신봉자들이 꾸며낸 상상적 허구라는 결론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3. 그녀에게 처음 제시한 것은 ‘유식론’에서 제시하는 5가지 감각 기관과 그 기관을 통해서 받아들인 5종류의 느낌 성격이었다.
그 감각 기관이란 , 외부 세계를 파악하는 도구이자, 그 도구를 통해서 받아들인 느낌은, 육체가 생존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이다 ( 감각 기관은 죄가 없다!).
예를 들어, 빨갛게 달아 오른 대장간 무쇠덩이를 보았을 때, 피부 감각이 없다면, 육체가 화상을 입는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또 강하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아황산가스( 달걀 썩는 냄새 비슷) 냄새를 맡지 못한다면, 폐가 망가져 죽음에 이르는 건강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이렇게 5가지 감각 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느낌은, ‘의지(意志)’로 변모해간다. 즉, ‘뜨거우니 몸을 멀리하자.’ 혹은 ‘ 독한 아황산 냄새가 강하니 호흡으로 허파가 해를 입지 않게 방독면을 쓰거나, 바람을 등지고 멀리 피하자’ .와 같은 의지로----.
불교에서는 이 의지( 논리적 판단에서 시작하여, ‘몸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적절한 말과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뜻)를 ‘6식(識) 혹은 의식(意識)’이라 부른다.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 그녀와 그녀의 딸들은, 진지하게 듣고 긍정을 했다.
4. 불교의 ‘6식(識) 혹은 의식(意識)’ 분석
모든 말이나 행동은 생각에서 나온다. 이 때 ‘생각’이라 불리는 것이 바로 불교의 ‘6識’이다. 이 생각(‘6識’)으로부터 발생한 말과 행동을, 불교는 ‘업(業 :인도어로 까르마)’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 업(業)의 내용들을 도덕이나 윤리 기준에 비추어, 선(善 ) 혹은 악(惡으)로 분류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 종교성향을 강하게 지닌 결과 , 종교 지도자 길에 들어선 사람들이다.
5. 천당 지옥을 결정한다는 ‘업(業)’의 분석
‘업(業)’ 혹은 경험이라는 말과 행동 내용은 기억 속에 저장된다. 이 저장된 내용을 불교는 ‘7식(識)’이라 부른다. 이 7식의 특징은, 필요에 의해 곧 바로 기억 해 낼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표면에 드러나 있는 기억이라 부른다.
6. ‘7식(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8식(識)으로 변화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7識’ 이란 기억된 내용들은 , 추가적으로 반복되는 경험이 없으면, 서서히 기억에서 사라진다. 의식의 표면에서 사라진 이 상태를 ‘망각’이라 부르는데--- 어느 날 갑자기 꿈속에 나타날 수가 있다.
표면에서 사라진 내용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수준으로 매우 희미하게 남아있는 수준을 ‘심층의식’에 새겨진 내용이라 부른다. 불교에서는 ‘8識’이라 부르고---.
8. ‘8識’에 대한 분석
‘8識’이란 ‘7識’의 윤곽이 희미해진 내용이겠다. 따라서, ‘8識’도 과거에 경험한 내용들에 대한 기억에 불과하다. 즉, 건강한 사람의 뇌 세포 안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에 불과하다. (치매환자란, 뇌세포가 망가져 이 ‘8識’은 물론 ‘6, 7識’마저 기능이 매우 미약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종교인들이 말하는 ‘천국에 가느냐? 아니면 지옥에 가느냐?’ 결정하는 것은--- 과거 말과 행동(업)에 의해서 결정된다. 과거 업이 누적된 내용은 ‘8識’이다. 따라서 , 천국 , 아니면 지옥이 결정되게 만드는 것은 , ‘종교적 신앙이 아니라 ‘8識’이다.‘고 강조한 스님이 있다.
그 분은, ‘ 일상생활에서 , 말과 행동을 항상 부드럽고 정직하고 아름답게 해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 ?
그런데, 이 스님의 말을 인용해서 기독교인들은--- ‘ 불교의 유명한 스님마저도, 천국 지옥이 있다.’고 한 단계 비약해서 주장하곤 한다. 나와 동행한 그 기독교인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내세를 증명하기 위해 ,그 스님의 말을 언급했기에, 이 설명을 차속에서 계속 하게 되었었다.
9. 제 ‘8識(기독교인들이 말하는 영혼)’의 생성과 소멸
아무튼, 그 스님이 말한 천국 지옥을 결정하는 ‘8識’이란 ? 생성과 소멸이 있다! 생성 과정은 5가지 감각기관을 통하여 받아들인 내용을 분석 판단하여, 몸이 생활에 가장 적합하게 적응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판단이나 기억들이겠다.
그리고 6,7,8식을 생성한 주체인 육체( 감각기관들과 뇌의 세포들)가 죽으면, 제‘8識’ 또한 사라진다. 죽은 사람을 화장할 때, 망자의 옷 또한 육체와 함께 사라지듯, 그렇게 소멸한다.
10. 육체가 없는 ‘8識’이, 감각 기관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여---
제‘8識’이 그 내용에 따라서 천국이나 지옥에 가면----, 상황에 따라서 ‘춥거나, 뜨겁거나 , 목마르거나 , 아픔’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무리들이 있다.
‘8識’ 그 자체는 육체가 없기에 감각기관이 없다. 감각기관이 없으니 그런 내용을 느낄 수 없겠다.
따라서 ,제 8식(영혼)이 육체의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주변에 있으면, 몹시 경계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주장으로 노리는 바가 무엇인지 잘 새겨보아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생성과 소멸이 있는 ‘8識(영혼)’을, ‘영구불멸하다.’ 혹은 ‘윤회한다.’고 주장하는 행동은, 매우 경계해야할 내용이다.
내 결론을 딸들과 함께 매우 진지하게 들어본 그녀는 변화가 매우 뚜렷했다. 상주 가족들이 다니는 교회 목사와 신도들이 장례식장으로 몰려와 예배를 볼 때, 찬송가를 부르는 것 같지 않았다.
그녀 딸들도 핑계를 대어 그런 자리를 나와 그 녀처럼 피하는 것 같았다. 예전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고 상주들은 매우 의아하게 여겼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