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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06 22:40
몽돌의 작시법
 글쓴이 : 옥수
 

몽돌의 작시법

                    양현주 

 

뾰족한 뼈, 깎아지른 제 푸른 절벽을 당신께 전송합니다

첨벙첨벙 수락해 주실래요?

 

아직 성형하지 못한 저를 당신께 보내며 정자 바닷가에서 만났던 몽돌이 생각났어요 그 땐 온 종일 몽돌들이 젖은 짠물을 호명하며 요동쳤지요 도시로 전송한 몇몇 조약돌의 행방이 궁금했어요 서랍 속 그늘 안에서 잠들었을까? 빈터에 핀 무거운 침묵의 꽃이 되었을까? 한 여름의 폭염은 제 몸에 새겨진 스키테일 암호를 풀면서 시작되었지요 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던 위험한 돌기(突起), 남몰래 몽돌을 닮고 싶은 저는 모난 심석(心石)을 버리지도 못하고 취하지도 못해 끝내 무명의 돌이 되었지요

 

천 년의 세상을 구르려면 마음의 윤기가 중요하다고요?

환장할, 우리는 그들과 다르잖아요.*

 

누군가와 다르기 위해서는 제 몸 속에 새겨둔 파도의 꽃말 따윈 버려야 하는 것이지요 몽실몽실 물속에서 제 몸으로 시를 쓰는 일의 처음은 구김살 없이 자란 햇살이 스미던 그 시절, 차가운 달이 뜨거운 해를 품는 일처럼 부자연스러워서 제 몸에 푸른 상처를 긋고 암석(暗石)이 되곤 했지요

 

저는 태고의 각진 마음을 갖고 정자 바닷가에서 태어났어요 돌의 안면윤곽 수술을 잘하는 오랜 경력의 바다를 선생으로 모셨어요.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모두 죄뿐이라서 파도가 밀려와 저를 가르칠 때 각진 얼굴에 칼집을 넣어 물살 뒤로 한발자국 물러나 몽돌에게 침묵을 가르쳤던, 당신을 오래 통독하고 반질반질한 성품을 갖게 된 것도 그 때문이예요 저를 지상으로 꺼내놓았던 당신은 때론 자신도 해독 못하는 푸른 꿈, 물의 암호를 선물로 주었어요. 제가 전송한 가파른 절벽을 천천히 물살의 언어로 더듬는 동안, 당신은 푸른 이끼를 벗고 해안선에 가득 동그라미의 언어를 풀어 제 몸의 모진 각을 깎았어요 봉긋한 가슴 몽글몽글 해지게요 하지만 늘 수줍은 저는 당신께 낯선 동그라미예요

 * 화양연화 영화 대사 * "우리는 그들과 다르잖아요."

 * 두레문학 17호 발표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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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 15-09-06 22:42
 
양현주

평화 주제 문학작품공모 입상
월간 스토리 문학 2004 올해의 작품상 수상
공저 시집『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외 다수
시편지 카페 문집『숲 속의 코스모스 』
사오리 15-09-06 23:45
 
산세가 높고 험준한 곳에는 나무가 자라지 않으나 굽이굽이 감돌아 흐르
는 계곡에는 수풀이 무성하고, 물살이 세찬 곳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지
만 깊고 고요한 연못에는 온갖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그러한 까닭에 군자는 지나치게 고상한 행동과 편협하고 조급한 마음을
깊이 경계한다.
je양촌리이장 15-09-07 07:12
 
스키테일 암호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플루타르크에 따르면 약 2,500년 그리스 지역의 옛 나라인 스파르타에서는 전쟁터에 나가있는 군대에 비밀메시지를 전할 때 암호를 사용했다. 이들의 암호는 세월이 흐른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민간인도 금세 알아차릴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간단하다. 하지만 그때 당시로서는 아무나 쉽게 암호문을 열어 볼수 없는, 아주 교묘하고도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이때 사용한 암호화방법은 스키테일(Scytale)암호라 하고 당시의 전쟁터에선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암호화하였다.
1.전쟁터에 나갈 군대와 본국에 남아있는 정부는 각자, 스키테일(Scytale)이라고 하는 굵기의 원통형 막대기를 나누어 갖는다.
2.비밀리에 보내야 할 메시지가 생기면, 본국 정부의 암호 담당자는 스키테일에 가느다란 양피지 리본을 위에서 아래로 감은 다음 옆으로 메시지를 적는다.
3.리본을 풀어내어 펼치면 메시지의 내용은 아무나 읽을 수 없게 된다.
4.전쟁터에 나가있는 오로지 같은 굵기의 원통막대기를 가진 사람만이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호반도시 15-09-07 07:42
 
천 년의 세상을 구르려면 마음의 윤기가 중요하다고요?
환장할, 우리는 그들과 다르잖아요.*
된장찌개 15-09-07 11:24
 
저는 태고의 각진 마음을 갖고 정자 바닷가에서 태어났어요 돌의 안면윤곽 수술을 잘하는 오랜 경력의 바다를 선생으로 모셨어요.
게리 15-09-07 14:23
 
누군가와 다르기 위해서는 제 몸 속에 새겨둔 파도의 꽃말 따윈 버려야 하는 것이지요
동선 15-09-07 14:55
 
시인의 머리 속에는 어떤 비밀의 창고가 있고 열쇠가 있을지
전설따라소설쟁이 15-09-07 16:37
 
당신은 때론 자신도 해독 못하는 푸른 꿈, 물의 암호를 선물로 주었어요.
아사달 15-09-07 18:44
 
저는 태고의 각진 마음을 갖고 정자 바닷가에서 태어났어요
돌의 안면윤곽 수술을 잘하는 오랜 경력의 바다를 선생으로 모셨어요.
목화씨 15-09-07 21:16
 
동글동글한 돌이 정자바닷가에 많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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