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바이블에서 예루살렘의 정복에 관한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이러므로 아모리 다섯 왕 곧 예루살렘 왕과 헤브론 왕과 야르뭇 왕과 라기스 왕과 에글론 왕이 함께 모여 자기들의 모든 군대를 거느리고 올라와서 기브온에 대진하고 싸우니라 " (여호수아 10:5)
"이와 같이 여호수아가 온 땅 곧 산지와 남방과 평지와 경사지와 그 모든 왕을 쳐서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고 무릇 호흡이 있는 자는 진멸하였으니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하신 것과 같았더라 " (여호수아 10:40)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신고로 여호수아가 이 모든 왕과 그 땅을 단번에 취하니라" (여호수아 10:42)
위의 구절은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전의 일부입니다. 위의 이야기에서는 분명 여호수아가 예루살렘 왕의 영토를 정복했고, 살아있는 사람들을 모두 진멸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 장 뒤로 넘어가면 이상한 구절이 등장하지요..
"예루살렘 거민 여부스 사람을 유다 자손이 쫓아내지 못하였으므로 여부스 사람이 오늘날까지 유다 자손과 함께 예루살렘에 거하니라" (여호수아 15:63)
같은 책인 여호수아에서 예루살렘 거민인 여부스 사람을 쫓아내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군요.. 게다가 '오늘날까지'라는 말은 유다지파가 여부스 사람을 쫓아내지 못 한 이후 꽤 긴시간이 흘렀음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야훼의 명령대로 호흡이 있는 자는 모두 진멸했다고 말한 이후에 여부스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거하고 있으니 참 이상한 일입니다.
게다가, 기독교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바이블이 거짓말을 할 리 없으니 여부스 사람(예루살렘의 원거주민)을 모두 진멸한 이후에 다시 부활했던 모양입니다. 여호수아 10장에서는 야훼가 설쳐가면서 진멸했는데 여부스인이 다시 부활한 것으로 봐서는 예수 따위보다는 여부스인의 부활이 더 폼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유다 자손이 예루살렘을 쳐서 취하여 칼날로 치고 성을 불살랐으며" (사사기 1:8)
이런 젠장할... 아까는 유다 자손이 예루살렘 정복에 실패했다더니 여기서는 유다 자손이 예루살렘 정복에 성공했다고 말하는 군요. 바이블에 거짓이 있을리가 없으니 아마 유다 자손은 예루살렘 정복에 실패한 동시에 성공했던 모양입니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말이냐고요..? 믿음의 눈으로 보면 진실이 보이는 법이라고 하더군요..
자~ 일단 한 번 믿어봐~
여기서 대충 끝났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베냐민 자손은 예루살렘에 거한 여부스 사람을 쫓아내지 못하였으므로 여부스 사람이 베냐민 자손과 함께 오늘날까지 예루살렘에 거하더라" (사사기 1:21)
사사기의 같은 장에서 몇 줄을 더 읽어봤더니, 이번엔 베냐민 지파(아까는 유다지파 라더니..)가 예루살렘 정복전을 수행했다고 말하며, 그 정복전이 실패하여 여부스 사람이 여전히 예루살렘에 남아 있다고 증언하고 있으며 이곳에도 여호수아 15장의 구절과 같이 '오늘날까지'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길.. 이제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이것들이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여부스 사람들이 언제까지 예루살렘에 살고 있었는지를 추적하면, '오늘날까지'라는 말이 언제를 의미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왕과 그 종자들이 예루살렘으로 가서 그 땅 거민 여부스 사람을 치려 하매 그 사람들이 다윗에게 말하여 가로되 네가 이리로 들어오지 못하리라 소경과 절뚝발이라도 너를 물리치리라 하니 저희 생각에는 다윗이 이리로 들어오지 못하리라 함이나" (사무엘하 5:6)
어이쿠~ 다윗의 시대까지 여부스인들이 건재하게 살아있었던 모양입니다. 여부스인들은 야훼의 능력으로도 죽이지 못하는 (또는 죽여도 죽여도 부활하는) 불사신의 민족이었던 모양입니다.
결론적으로 위에 나열된 바이블 구절로부터 다음 2가지를 알 수 있지요..
1. 여호수아의 일부 구절이나 사사기의 일부 구절에서 예루살렘을 완전히 정복하고 진멸하였다고 말하고 있으나, 예루살렘은 다윗시대까지 멀쩡했다는 것이지요..
2. 여호수아 15장의 '오늘날까지'는 '다윗의 때까지'를 의미하는 것이며, 최소한 여호수아의 일부 구절은 다윗의 시대에 쓰여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기독교의 전통(?)에서는 여호수아를 여호수아가 기록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위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기독교인이 있으면 자신있게 손들고 튀어 나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