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 족보 - 돈녕보첩
조선왕실족보 중에 [돈녕보첩敦寧譜牒]이 있습니다. 이 책은 전량이 한국학중앙연구원(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는데, 그 양이 무려 380책에 달합니다. [돈녕보첩]은 조선시대의 정1품 아문인 돈녕부에서 작성했습니다. 이는 [선원계보기략]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원록류를 종부시에 작성한 것에 대비됩니다.
본래 돈녕부는 조선왕실의 주요 구성성분인 왕친王親과 외척을 관장한 기구였습니다. 왕친은 말 그대로 왕의 친족을 의미합니다. 조선시대의 왕친은 특정왕의 내외후손으로서 일정범위가 포함됩니다. 즉, 남계후손男系後孫의 경우는 9대까지가, 여계후손은 6대까지가 왕친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외척은 기본적으로 왕비의 가문을 의미합니다. 즉, 선왕의 왕비, 현재왕의 왕비 및 장차 왕이 될 세자빈의 가문이 외척에 포함됩니다.
조선시대의 왕친과 외척은 혈연적으로 왕의 가장 가까운 친족이라 할수 있습니다. 이들은 왕권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왕을 위협하는 역할도 합니다. 따라서 조선시대에는 왕조의 안정을 위하여 왕친과 외척에게 일정한 혜택을 주는 대신 정치적 금고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왕친 중에서 왕의 현손 이내의 부계친은 완전히 정치적으로 금고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외척도 이념적으로는 정치에 간여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만약 외척이 정치에 간여하면 바로 망조가 드는 것으로 경계했습니다.
왕친과 외척에게 일정한 정치적 금고를 가하는 대신에 국가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제공했습니다. 즉, 아들에게 형사상, 경제상, 행정상, 군사상의 우대를 해준 것입니다.
왕친과 외척들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는 대신에 일정한 반대급부를 해주도록 제도적 장치를 한 사람은 태종 이방원이었습니다.
방원은 조선을 개국하는 과정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 남다른 결단과 혜안으로 난국을 돌파하기도 하고, 잔인한 행동으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방원의 삶에서 그의 경쟁상대가 되었던 사람들은 대체로 형제나 처가 쪽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동시에 나라를 창업할 때에는 동지들이기도 했습니다.
조선개국 이후 대권을 잡은 태종은 강력한 중앙집권정치를 추구했습니다. 왕조의 안정과 평화를 담보하는 길은 강력한 왕권의 확립에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런 신념에 따라 태종은 왕권에 걸림돌이 되는 세력들을 가차없이 숙청하기도 하고, 제도적 장치를 통해 발호를 억제하려 했습니다.
조선개국 이후 왕권을 위협할 세력들은 사실 왕자들과 외척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개국의 동지들이었지만 나라가 창업된 마당에는 부담스러운 존재인 것입니다.
태종은 우선 왕자들과 외척들의 힘을 빼기 위해 이들이 갖고 있던 병권을 빼앗습니다. 다음으로는 이들의 정치참여를 제한합니다. 이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자신의 처가 식구들과 세종의 처가 식구들을 멸문시키다시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집권에 커다란 도움을 준 이화, 이원계 등의 세력들을 왕실에서 배제합니다. 당연히 외척과 왕친들의 불만이 팽배합니다.
태종은 일면 왕친과 외척들의 실권을 빼앗으면서 일면으로는 이들을 회유하기 위해 부심합니다. 사실 왕권에 가장 위협이 되는 왕친과 외척은 또한 왕권이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돈녕부는 왕친과 외척들을 회유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즉, 이들에게 돈녕부의 직위를 수여하여 명예와 경제적 부를 약속하는 것입니다.
특히 돈녕부는 외척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왕의 장인, 즉 왕비의 아버지를 예우하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왕비의 아버지를 영돈녕부사領敦寧府事라 했는데, 이는 돈녕부의 최고직위였습니다. 품계는 정1품으로서 영의정과 같습니다. 이는 왕의 장인이며 왕비의 아버지인 국구를 예우함과 동시에 통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하고 하겠습니다.
돈녕부는 3년마다 왕친과 외척을 조사하여 족보를 작성합니다. 이것이 오늘날 남아 있는 돈녕보첩입니다. 이들 보첩을 근거로 돈녕부에서는 이들에게 형사상, 군사상, 경제상의 특혜를 부여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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