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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12 22:13
2. 천주교 신앙의 한계
 글쓴이 : 선유도
 


2. 천주교 신앙의 한계



정약용이  젊은  시기에  천주교에  접하고  그에  빠져들었던  사실이  그  이 
후의  그의  학문이나  저술의  전체  과정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기 
도  힘들다.  그의  공부와  저술의  내용은  유가의  표준  경전들과  주제들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런  면에서  그가  당시의  다른  학자들과  특별히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심心·성性·수양修養  등에  대한  그 
의  논의에  있어  정약용은  천주교 보다는  주로  전통  유학의  공부법에  관 
심을  보였다.  젊은  시기  정약용의 천주교  신앙의  경험이  그의  지적 활 
동에  미친  영향을  굳이  찾으려  든다면,  그것은  오히려  천주교에  대한  환
멸과  유가로의  복귀,  그리고  박해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20~30대에는  
넓었던  그의  관심이  실용으로  좁혀진  점을  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천주교  교리와  비슷한  정약용의  새로운  생각들이  모두  천주교 
의  영향이었다고만  할  수도  없다.  실제로  정약용에게서  볼  수  있는  천주 
교  교리와  비슷한  관념들은  고대  유가  전통은  물론,  신유학  전통,  그리 
고  조선  성리학  전통  자체에서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격적  주재자,  초월자로서의  ‘상제’  개념은  고대  유가  경전에 자주  나온 
다.  장재張載(1020~1077)의  [서명西銘]도  ‘사천事天’을  중시하였으며  상제 
의  개념이  거기서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도  보았듯이,  
조선에서도  이황,  윤휴  등의  하늘[天 ]개념은  분명히  정약용과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또한  정약용의  상제  관념은  ‘천지의  생물生物’ 이 
나  ‘조화造化’와  같은  주자  성리학의  표현들에  담겨 있는  의미들에서  크 
게  벗어 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성리학의  ‘리理’  개념과 
도  통한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중형仲兄  정약전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약용이  “하늘이  다산茶山을  내가  묻힐  땅으로  마련해  주고  보암산寶 
岩山  밭  몇  이랑을  나의  식읍지로  마련해  주었다”고  이야기 했을  때  그 
가  말한  ‘하늘’ 이란  천주교의  천주 이기보다는  유가  전통  속의 ‘하늘[天]’ 
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천’과  ‘상제’  이외에  기독교  교리와  비슷한  다른  개념들도  유가  전 
통에서  나올  수  있는  것들이었다.  예컨대,  ‘영명靈明’  개념은 [맹자孟子] 
의  여러  구절들에  대한  주석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개념이었으며, 그 
의  ‘성기호性嗜好’설도  [맹자]· [중용中庸]의  구절들로부터  나올  수  있었 
다.  백민정이  보여  주듯이  ‘자주의지’ 로서의  ‘권형權衡’  개념도  굳이  기 
독교만이  아니라 [맹자]나  주희의  논의로부터  나올  수  있는  것이었다. 
또한  리의  실체성을  부인하고  [중용]의  ‘미발未發’  개념에  대한  주희의  
해석을  비판하는  정약용의  견해가  천주교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흔히  
보지만,  이봉규가  지적하듯이  이는  천주교 뿐만  아니라  양명학의  수용 
을  통해  유학  전통을  새롭게  해석한  성호좌파의  영향이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약용이  일단  천주교  교리들에  회의를  느껴  천주교  신앙을  
버린  후에도  그중  ‘상제’· ‘영명’  등의  개념들을  유가  전통의  개념들과  연 
결시켜  유지하려  했던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심지어는  정약용이 
천주교에  접하기  전에  고대  경전으로부터  ‘상제’  개념을  받아들여  지니 
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학자도  있다. 정약용에게서  보이는  이 
같은  측면을  두고서  전통적  유학과  서양  기독교  사상  사이의  조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는  그가  천주교의  일부  관념을  받 
아들여  전통   유학  체계  속으로  포함 시키게  된  것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 
확할  것이다.  기독교  신학에  자극  받아  그가  주자학,  나아가  유가  전 
통  전체를  살피는  과정에서  그것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그러한  깊 
어진  이해에  바탕해서  유가  전통을  더  확고한  토대  위에  구축하고자  했 
던  것이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 밀알가입은 hmwiwon@gmail.com (개인신상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 군자금계좌 : 국민은행 474901-04-153920 성사재인(김갑수)



선유도 15-09-12 22:16
 
공부한 저술은 유학과 경전들에 집중 됨
명유리 15-09-12 22:53
 
정약용이  일단  천주교  교리들에  회의를  느껴  천주교  신앙을 
버린  후에도  그중  ‘상제’· ‘영명’  등의  개념들을  유가  전통의  개념들과  연
결시켜  유지하려  했던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명유리 15-09-12 22:56
 
‘천’과  ‘상제’  이외에  기독교  교리와  비슷한  다른  개념들도  유가  전
통에서  나올  수  있는  것들이었다.
사오리 15-09-12 23:37
 
한적함을 좋아하고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사람은 곧잘 사람들이 북적대는
세상에서 도피하여 고요함을 구한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곳에 뜻을 두면
오히려 자신에 얽매이게 되고, 마음을 고요함에 집착하면 도리어 동요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것들을 깨닫지 못한다면, 어떻게 나와 남을 하나로
보고 시끄러움과 고요함의 구분을 잊는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혁명밀알 15-09-13 10:01
 
실제로  심心·성性·수양修養  등에  대한  그의  논의에  있어  정약용은  천주교 보다는  주로  전통
 유학의  공부법에  관심을  보였다.
혁명밀알 15-09-13 10:02
 
정약용의 천주교  신앙의  경험이  그의  지적 활동에  미친  영향을  굳이  찾으려  든다면,  그것은  오히려  천주교에  대한  환
멸과  유가로의  복귀,  그리고  박해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20~30대에는  넓었던  그의  관심이  실용으로  좁혀진
 점을  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리 15-09-13 11:26
 
그가  말한  ‘하늘’ 이란  천주교의  천주 이기보다는  유가  전통  속의 ‘하늘[天]’ 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각설탕 15-09-13 15:24
 
[중용]의  ‘미발未發’  개념에  대한  주희의  해석을  비판하는  정약용의  견해가  천주교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흔히 
보지만,  이봉규가  지적하듯이  이는  천주교 뿐만  아니라  양명학의  수용을  통해  유학  전통을  새롭게  해석한
성호좌파의  영향이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해오 15-09-13 17:03
 
‘영명靈明’  개념은 [맹자孟子]의  여러  구절들에  대한  주석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개념
객1 15-09-13 17:50
 
전통적  유학과  서양  기독교  사상  사이의  조화
아니것습니까
옥수 15-09-13 23:16
 
백민정이  보여  주듯이  ‘자주의지’ 로서의  ‘권형權衡’  개념도  굳이  기
독교만이  아니라 [맹자]나  주희의  논의로부터  나올  수  있는  것이었다.
겨울 15-09-14 17:09
 
‘천’과  ‘상제’  이외에  기독교  교리와  비슷한  다른  개념들도  유가  전
통에서  나올  수  있는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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