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 담론방 > 자유게시판


 
작성일 : 15-09-14 20:20
2. 정약용의 천주교 신앙에 대한 논란
 글쓴이 : 선유도
 


2. 정약용의 천주교 신앙에 대한 논란



그렇다면  당초  유가의  학문을  보완해  줄  것이라는  보유론적  믿음에 
서  받아들인  천주교  교리들이  유가의  핵심적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실 
상에  접하고  이들  조선  유학자들이  천주교  신앙을  버리게  되는  것은  자 
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790년  북경의  구베아Alexandre de 
Gouvea  주교의  제사 폐지령이  조선에  전달되자  그때까지  기독교를  믿던  
많은  학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처음  제사 폐지령에  접한  윤유일尹有 
一의  다음과  같은  반문이  그들이  느낀  당혹감을  보여준다.  “제사란  곧  
죽은  사람을  섬기기를  산  사람처럼  하는  것이다.  만약  이를  천주교聖 
學와  병행할  수  없다고  하면  이는  어려운  노릇이다.  혹  타개할  길이  있 
을  수  있겠는가?” 결국  이  일을  계기로  정약용을  포함해서  초기  조선  
유학자  신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천주교  신앙을  버렸다.  그리고  이들은 
 ‘배교背敎’했다기보다  그동안  자신들이  천주교에  대해  오해한  것을,  심
지어는  속은  것을  깨닫고  그것을  떠난  것이었다.  


조선  유학자  개종자들의  이같은  반응은  1801년  신유사옥의  추국  중  
행한  발언들에  드러나  있다.  이가환은  천주교  서적에서  “신주에  절하지  
않고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구절”을  접하고서  그  부분을  칼로  도려 
내고  다시는  천주교  책을  읽지  않았으며  “아비도  임금도  없는  이적夷狄 
과  금수禽獸”로  배척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승훈은  자신이  1791년  제사 
폐지령  이후  이미  천주교  신앙을  버렸음을  이야기하면서  천주교를  “아 
비도  임금도  없는  ‘멸륜난상蔑倫亂常’의  학學”이라고  불렀다.  정약전  또 
한  “사학邪學 천주교를  믿는  사람들이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말을  들 
은  후  사학이  ‘멸륜패상滅倫敗常’임을  잘  알게  되었다”고  하여  제사  폐지 
에  대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제사 폐지령에  대한  정약용  자신의  반응 
은  1797년의  자명소에  담겨  있는데,  역시  단호했다.  “제사를  폐한다는  설 
에  이르러서는  신이  과거  접했던  그  책들에서는  읽은  적이  없는  바입니 
다 …… 조금이라도  사람의  리理가  아직  타서  없어져버리기까지에  이르 
지  않은  자라면  어찌  마음이  무너지고  뼈가  떨려서  어지러운  싹을  잘라  
내지  않고  홍수가  언덕을  넘고  열화가  벌판을  태우도록  하겠습니까?”  
제사 폐지령  이후  정약용이  접한  상황은  중국의  초기  유학자  기독교  신자
들의  상황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절박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제사 폐지령에  접한  이들  조선  유학자들에게  문제는  천주에  대한  신 
앙을  버리는가  아닌가 이기보다는  제사와  같은  유가의  핵심  의례를  유지 
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였던  것이다.  사실  이들에  대한  조선  정부의  박 
해  또한  천주교  신앙  자체보다는  이들이  조선  사회의  확립된  예禮인  제 
사를  거부했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로서는  제사를  지낸다 
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기에  그것을  지내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 
할  수도  없었을  것이며, 더구나  유가의  핵심  덕목인  ‘효孝’의  근본이  되는  
제사를  미신으로  간주하여  금지하는  일은  그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양반층에서는  20명  정도의  극소수만 
이 제사를  폐했는데  최기복에  의하면,  그들  중  “관직을  가진  사람은  하 
나도  없고  모두  벼슬을  포기했거나  또는  벼슬길이  막힌  향반들이었으며  
기존사상과  사회에  불만을  품고  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면서  새로운  사 
상으로  이상향을  실현 시키려는  혁명적  성향을  갖고  있었다".


조선  양반  사회와  유학의  틀을  유지하고자  했던  정약용은  제사를  폐 
한  이들과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이었다.  그가  비록  초기에는  천주교  
교리를  받아 들이고  정통  주자  성리학과  벗어나는  생각들을  하기도  했 
었지만  1790년의  제사 폐지령  그리고  다음 해의  진산사건을  겪은  후  천 
주교에  회의를  느끼게  되고  유학으로  돌아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었을  것이다.  1795년  이가환·정약용  등에  대한  계속되는  공격을  무마하 
기  위해  정조가  정약용을  금정金井 찰방察訪으로  보내서  수 개월  체재하
도록  하는데,  이  시기에  이황의  저서의  독서를  통해  주자  성리학에  대 
한  이해가  깊어진  그가  천주교  교리에  단지  제사  폐지의  문제만이  아니 
라  그  외의  다른  문제들이  더  있음도  깨닫게  되고  더욱더  천주교로 부 
터  벗어나서  유학을  깊이  신봉하게  되었으리라는  것도  수긍이  가는  일 
이다.  사실  정약용이  천주교에  처음  접한  20대  시절은  아직  주자  성리 
학에  대한  그의  이해가  충분히  자리 잡기  이전이었고,  그런  미숙한  상황 
에서  그가  천주교를  쉽게  받아들인  면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가며  주자  
성리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정약용이  점점  더  주희  쪽으로  기울 
게  된  면도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식으로  천주교  신앙을  버리고  유학으로 돌아온  후  정약용 
이  자신의  과거  잘못된  생각으로부터  거리를  두려  했던  것도  당연한  일 
이었다.  그는  마테오  리치를  한  번도  인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 
의  생각이  리치와  차이가  난다는  점을  애써  드러내려  했다.  예컨대  자 
신의  견해가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로부터  영향  받은  것이라는  혐의 
를  피하기  위해  말년의  정약용은  심心·성性  등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자 
주  주희와  맹자에  연결 시켰다.  그가  「자찬묘지명」에서  자신이 [중용강 
의]를  작성한  시점을  1784년  여름이  아니라  [천주실의]에  접하기  이전인  
1783년으로  굳이  잡고  있는  것도  자신의  생각이  [천주실의]의  영향을  받 
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고  싶어서였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 밀알가입은 hmwiwon@gmail.com (개인신상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 군자금계좌 : 국민은행 474901-04-153920 성사재인(김갑수)




선유도 15-09-14 20:31
 
주교의 제사 폐지령으로 천주교 많은 선비들이 천구교 신앙을 버렸다
아사달 15-09-14 20:43
 
그가  비록  초기에는  천주교  교리를  받아 들이고  
정통  주자  성리학과  벗어나는  생각들을  하기도  했 었지만  
1790년의  제사 폐지령  그리고  다음 해의  진산사건을  겪은  후  
천 주교에  회의를  느끼게  되고  유학으로  돌아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었을  것이다.
옥수 15-09-14 22:48
 
1790년  북경의  구베아Alexandre de
Gouvea  주교의  제사 폐지령이  조선에  전달되자  그때까지  기독교를  믿던 
많은  학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사오리 15-09-14 23:48
 
맑은 하늘과 밝은 달빛이 있어 어딘들 날아갈 곳이 없을까마는, 부나비
는 스스로 촛불에 몸을 던지고, 맑은 샘물과 푸르게 깔린 풀잎이 있어
어딘들 먹을 것이 없을까마는, 올빼미는 굳이 썩은 쥐를 즐겨 먹는다.
아! 이 세상에 부나비, 올빼미와 같지 않은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되겠
는가?,
된장찌개 15-09-15 09:05
 
천주교  교리들이  유가의  핵심적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실
상에  접하고  이들  조선  유학자들이  천주교  신앙을  버리게  되는  것은  자
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호반도시 15-09-15 09:08
 
이가환은  천주교  서적에서  “신주에  절하지  않고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구절”을  접하고서  그  부분을  칼로  도려
내고  다시는  천주교  책을  읽지  않았으며  “아비도  임금도  없는  이적夷狄과  금수禽獸”로  배척했다고  이야기했다.
혁명밀알 15-09-15 12:14
 
제사 폐지령  이후  정약용이  접한  상황은  중국의  초기  유학자  기독교  신자
들의  상황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절박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게리 15-09-15 13:14
 
제사 폐지령에  접한  이들  조선  유학자들에게  문제는  천주에  대한  신
앙을  버리는가  아닌가 이기보다는  제사와  같은  유가의  핵심  의례를  유지
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였던  것이다.
그때그모습 15-09-15 14:03
 
실제로  양반층에서는  20명  정도의  극소수만
이 제사를  폐했는데  최기복에  의하면,  그들  중  “관직을  가진  사람은  하
나도  없고  모두  벼슬을  포기했거나  또는  벼슬길이  막힌  향반들이었으며 
기존사상과  사회에  불만을  품고  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면서  새로운  사
상으로  이상향을  실현 시키려는  혁명적  성향을  갖고  있었다".
객1 15-09-15 17:31
 
1795년  이가환·정약용  등에  대한  계속되는  공격을  무마하기  위해  정조가  정약용을  금정金井 찰방察訪으로 
보내서  수 개월  체재하도록  하는데,  이  시기에  이황의  저서의  독서를  통해  주자  성리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정수리헬기장 15-09-15 21:40
 
제사 폐지령  이후  정약용이  접한  상황은  중국의  초기  유학자  기독교  신자들의  상황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절박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Total 9,907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공지 1• 3 • 5 프로젝트 통장을 드디어 공개합니다. (70) 혁명위원회 09-12
공지 진법일기 70- 1.3.5 프로젝트가 의미하는것은 무엇인가? (61) 이순신 09-19
공지 혁명을 하면서~ <아테네의 지성! 아스파시아와 페리클레스> (12) 현포 07-31
공지 히틀러, 시진핑, 그리고 트럼프 (15) FirstStep 06-23
공지 <한 지경 넘어야 하리니> (21) 고미기 07-28
공지 트럼프, 폼페이오, 볼턴을 다루는 방법들 (32) 봉평메밀꽃 07-18
공지 판소리의 대표적 유파로 '동편제'와 '서편제'가 있습니다. (27) 흰두루미 06-20
공지 소가 나간다3 <결結> (24) 아사달 03-20
3868 <화장실에서 보는 책>고슴도치의 슬픈 고백/내 마음 나도 몰라 (9) 객1 09-15
3867 불후 명곡 영지, 가슴 뒤흔드는 ‘세월이 가면’ 5분 30초 (6) 딴따라고사리 09-15
3866 [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한국교회엔 교단·교파가 왜 많은가요? (11) 게리 09-15
3865 [레고바이블] 요셉은 예수의 아버지가 아니다 (10) 게리 09-15
3864 구약 내용의 80%는 ? (11) 게리 09-15
3863 터키 청년의 어느 멋진 날 (10) 혁명밀알 09-15
3862 강진 옴천사 ,선각종 총본산입니다 (12) 호반도시 09-15
3861 문성모의《하용조 목사 이야기》 * '짓다가 만 집'과 '짓고 있는 집' (11) 사오리 09-14
3860 모정(母情) (10) 옥수 09-14
3859 재단문제와 관련해서 안경전 종정님께 질문 올립니다 (22) 똑딱벌레 09-14
3858 우리운수는 동지한식 백오제~~ (19) 향수 09-14
3857 3. 정약용의 천주교 신앙에 대한 논란 (10) 선유도 09-14
3856 2. 정약용의 천주교 신앙에 대한 논란 (11) 선유도 09-14
3855 <화장실에서 보는 책>아프리칸 롤렛-탕탕탕/그려, 열심히 혀 (9) 객1 09-14
3854 [레고바이블] 야훼가 찰흙놀이 하던 시절. 쏠쏠한 재미 (7) 게리 09-14
3853 [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암치료 탓 근처 교회 잠시 출석 미등록 이라고 사사건건 트집 (7) 게리 09-14
3852 엄마, 아빠 무셔워 천국 가기 시쪄~ 이외수 퇴출 선동 목사 (8) 게리 09-14
3851 불후의 명곡2 김연지, 임상아 ´뮤지컬´ 4분 32초 (5) 딴따라고사리 09-14
3850 신경숙 표절에 대한 작가 '이문열' 입장과 3대 문학지 짬짜미 (10) 각설탕 09-14
3849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12) 혁명밀알 09-14
3848 불교 기본 용어 (11) 호반도시 09-14
3847 진법일기 17- 성사재인-성공의 시작과 끝은 사람이다. (31) 이순신 09-14
3846 김소연의《시옷의 세계》 * 가난한 사람보다 더 가난한 사람 (9) 사오리 09-13
3845 순간 혹은 영원 (9) 옥수 09-13
3844 신도세계와 현대문명을 통합하는 증산도의 혁명(인식혁명) (36) 현포 09-13
3843 정약용의 천주교 신앙에 대한 논란 (11) 선유도 09-13
3842 아나키즘과 미래의 사회 (12) 만사지 09-13
3841 위험한 사회와 아나키즘 (10) 만사지 09-13
3840 <화장실에서 보는 책>사람과 개 달리기 시합/ 할아버지 할머니 시합 (8) 객1 09-13
3839 불후의 명곡2장미여관 - 한번쯤 (원곡:송창식)6분 10초 (9) 딴따라고사리 09-13
3838 요즘 초딩들은 이런문제를 푼다 (10) 각설탕 09-13
3837 [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목사님 반대에 여자친구도 마음을 닫는데… (8) 게리 09-13
3836 기도원 가스 폭발 사고의 원인은? (9) 게리 09-13
   181  182  183  184  185  186  187  188  189  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