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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16 22:42
축제
 글쓴이 : 옥수
 

축제 

      정은주 


새로 개업한 정육점
만국기와 반짝이 줄이 입구 가득 걸리고
오픈 행사를 한다.
제 몸 다 내어준 돼지머리
콧구멍에 만 원짜리 지폐가 꽃히고
돼지 눈은 마냥 웃고 있다.


전단 세일 품목에 소의 모든 부위가 들어있다.
족히 두세 마리는 잡음직한데
정육점 뒷문에 고기 운반차가 멈춰서고
119에 실려 온 환자처럼 정육점 안으로 고기가 운반된다.


소의 반쪽 난 몸뚱이가 걸리고
한 쪽에선 살점과 뼈를 분리하고 있다.
긴 장화를 신은 주인집 사내의 발아래
어둠의 깊이만큼 큰 눈을 가진 소의 모가지.
몸뚱이를 잃어버린 소의 눈동자가 텅 비어 보인다.
긴 속눈썹이 촉촉하게 젖어간다. 


고기를 사는 사람들 발 사이로
흥건하게 고인 핏물이 흐르고 있다.
죽음이 축제가 되다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세일 품목에
소머리는 헐값이고
깜짝 세일 방송이 끝난 뒤
유행가가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일제히 줄을 서기 시작했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 밀알가입은 hmwiwon@gmail.com (개인신상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 군자금계좌 : 국민은행 474901-04-153920 성사재인(김갑수)



옥수 15-09-16 22:50
 
정은주

(사)한국문화예술진흥협회 강사
백림교육문화연구소 연구원
사오리 15-09-16 23:44
 
마음의 본체가 바로 우주의 본체이다. 그러한 까닭에 한 순간의 즐거운
마음은 상서로운 별과 구름이고, 한 순간의 성낸 마음은 사나운 우레와
폭우이며, 한 순간의 자비로운 마음은 따뜻한 바람과 단 이슬이고, 한 순
간의 엄격한 마음은 이글거리는 태양과 찬 서리이니, 어느 것인들 없을
수 있겠는가? 다만 이러한 감정들이 때와 상황에 따라 일어났다가 사라져
광활하게 막힘이 없어야 우주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혁명밀알 15-09-17 06:34
 
몸뚱이를 잃어버린 소의 눈동자가 텅 비어 보인다.
긴 속눈썹이 촉촉하게 젖어간다.
된장찌개 15-09-17 08:57
 
소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크고 맑지요.
풍덩 빠져보고싶은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죽어서는 우리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도 하니 참 고마운 동물입니다.
게리 15-09-17 12:27
 
전단 세일 품목에 소의 모든 부위가 들어있다.
바라기 15-09-17 16:45
 
흥건하게 고인 핏물이 흐르고 있다.
죽음이 축제가 되다니
각설탕 15-09-17 17:28
 
사람과 아우성이 남기고 간 축제의 뒷마당은 바람만 훵한 경우가 많을 겁니다
객1 15-09-17 17:48
 
해안가 모래 위 축제는 도깨비 시장 아니것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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