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
이희정
무성한 잎들이 앞 다투어 뻗어나간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잎을
돋아나게 하기 위한 열병을 앓는다.
갑자기 찾아온 겨울
잎들이 타들어 간다.
조금의 저항도 하지 못하고
잎들이 하나 둘 말라비틀어진다.
단기 기억상실.
잎이 무에야?
시커먼 매연에 줄기마저
기름을 뒤집어썼다.
십여 년을 죽은 듯 지나 온 세월
가슴에 저리는 것이 무엇인지
설렘이 무엇인지
두근거림이 무엇인지
눈이 부셔 뜨지도 못하고
감은 채로 봄은 맞는다.
발가락 간질간질
온 몸이 근질근질
온 신경을 퍼부어 움찔움찔
검은 가지에 무언가가 뽁
아무도 느끼지 못하는
새 잎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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