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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18 20:34
1. 한국 아나키즘 논쟁사
 글쓴이 : 만사지
 


1. 한국 아나키즘 논쟁사 


동아시아에서는 서양의 여러 아나키스트들 중에서 크로포트킨
의 영향력이 가장 강했다. 상호부조를 강조하는 동양의 전통과
문화가 크로포트킨의 사상과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
본 유교와 도교는 아나코-코뮤니즘과 잘 아울렸고, 세상을 인
연의 망으로 해석하는 불교 역시 아나키즘의 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 계나 향악, 품앗이 같은 공동체적인 관습도 마찬가지다.


물론 일제 강점기라는 우리 역사의 참혹한 경험은 국가 없는
사회를 꿈꾸는 아나키즘보다 국가의 복원을 외치는 민족주의가
성장하도록 도왔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
강自强운동이나 일제보다 더 강한 외국의 힘을 빌려서 독립을 이
뤄야 한다는 외교론이 처음에는 큰 호소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힘을 길러 강자가 되어야 한다는 자강론은 식민지 해방의 근거
가 되기도 하지만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이용되기도
했다.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때때로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하
고 자신의 강점을 기르기 위해 다른 점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것
은 일제가 조선을 침략하면서 사용한 논리(서양의 지배를 받지 않
으려면 강해져야 하고 일본은 조선을 침략한 게 아니라 강해지도록 돕
는다는 논리)와 비슷했다. 또한 이런 논리는 강한 자만이 살아 남
을 수 있는 현실을 인정함으로써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현실
을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질서로 받아들이게 한다. 따라서 냉혹한
생존 경쟁이라는 전제를 문제 삼지 않고 무조건 힘을 길러야 한
다는 논리는 일본의 식민 지배자들의 논리와 다를 바 없었다.


온 국민이 조국의 독립을 외쳤던 3.1운동은 외부의 강대국보
다 내부의 민심을 사로잡는 것이 해방의 원동력임을 증명했다. 
즉 아나키스트들이 기대한 대로 민중들은 조직의 지도나 주도자
없이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발적으로 만세를 외쳤다. 이런 자
율적이고 본능적인 반란을 어찌 총칼로 잠재울 수 있을까? 결국
3.1운동 이후 아나키즘과 사회주의가 식민지 해방의 중요한 이
론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1920년 4월에 결성된 '조선노동공제회'는 아나키스트와 사회
주의자가 함께 만든 단체였다. 당시 조선노동공제회 안에는 고
순흠 같은 아나키스트 외에도 사회주의 운동 그룹으로 서울파,
화요파, 북풍파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조선노동공제회는 지부
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느슨한 중앙 조직으로 활동했는데, 시간
이 흐르면서 조금씩 두 세력 간의 차이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사회주의자들은 국가의 중요성과 노동 계급의 주도적인 역할
을 부정하는 아나키스트들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1924년 원종린
은 [개벽]에 기고한 <노동노국의 종국 - 볼셰비키와 무정부주
의>라는 글에서 볼셰비즘이 아나키즘이 불합리하고 부패한 과거
의 사회 제도를 부인하며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사회 실현을 지
향하는 점에서는 일치하지만 구체적인 이념이나 수단, 방법 등
에서 서로 철천지원수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아나키스트들도 사회주의자들을 비판하기 시작했
다. 대표적으로 나경석은 [공제] 창간호에서 "일시의 가면을 쓰
고 민중을 지도한다는 미명하에 권력의 집중을 몽상하는 정치광
을 방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주장하는
사회주의 이념을 비판했다. 


결국 1922년 7월 9일에 개최된 조선노동공제회 중앙집행위원
회는 고순흠을 비롯한 아나키스트들을 제명하려 했다. 아에 고
순흠이 스스로 탈퇴하고 7월 11일에 윤덕병과 이수영을 칼로 찌
르고 단체의 간판과 서류를 불태우는 사건을 벌였다. 고순흠은
"점차 볼셰비키가 침투하게 되자 고질적인 사대주의자가 발생이
되고 공산당 선전비 쟁취에 민족적 추태가 노골화하게 되므로
창립 책임감에 분노를 금치 못하여 부득이 파괴를 감행"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그 후 사회주의자와 아나키스트는 심한 대립
의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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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지 15-09-18 20:40
 
사회주의자와 아나키스트는 심한 대립의 길을 걸었다.
옥수 15-09-18 22:03
 
3.1운동 이후 아나키즘과 사회주의가 식민지 해방의 중요한 이
론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사오리 15-09-18 23:47
 
공적을 과시하고 문장을 자랑함은 모두 자신의 밖에 있는 사물에 기대어
행동하는 것이다. 마음의 본체는 본래 밝은 까닭에 이 본체를 잃지 않으
면 한 치의 공적이나 한 글자의 문장이 없을지라도 저절로 정정당당히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너무나도 알지 못하는구나.
혁명밀알 15-09-19 11:16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강自强운동이나 일제보다 더 강한 외국의 힘을 빌려서 독립을 이
뤄야 한다는 외교론이 처음에는 큰 호소력을 발휘했다.
혁명밀알 15-09-19 11:16
 
그러나 힘을 길러 강자가 되어야 한다는 자강론은 식민지 해방의 근거
가 되기도 하지만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이용되기도 했다.
게리 15-09-19 13:16
 
나경석은 [공제] 창간호에서 "일시의 가면을 쓰
고 민중을 지도한다는 미명하에 권력의 집중을 몽상하는 정치광
을 방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주장하는
사회주의 이념을 비판했다.
천연수 15-09-19 13:29
 
사회주의와 아나키스트의 대립은 결국 사회주의자 승리로 끝났고
아나키스트는 수면아래로 들어갔다는 그런 뜻이군요
객1 15-09-19 17:45
 
볼셰비즘이 아나키즘이 불합리하고 부패한 과거
의 사회 제도를 부인하며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사회 실현을 지
향하는 점에서는 일치하지만 구체적인 이념이나 수단, 방법 등
에서 서로 철천지원수라고 말했다.
현포 15-09-20 20:15
 
온 국민이 조국의 독립을 외쳤던 3.1운동은 외부의 강대국보
다 내부의 민심을 사로잡는 것이 해방의 원동력임을 증명했다.
즉 아나키스트들이 기대한 대로 민중들은 조직의 지도나 주도자
없이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발적으로 만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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