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의자
정은주
하루해가 지려는데
의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몇 장의 신문지 둘둘 말아
밤을 지새워야하는,
길에서의 잠이 다시 두려워지는 의자.
계절보다 빠르게 바람이 차다.
사는 것이 보난자그램이었다.
정답을 맞출 때 마다 칸이 채워지는
완전한 문장이 되어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답이 생각나지 않는다.
온전히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의자.
누군가 내려다본다.
미간 깊게 패인 골 사이로
꿈이 흐르고 있다.
설익은 콩을 씹은 듯
썰겅거리는 느낌이 입 안 가득 들어 있고
비릿한 내음에 얼굴을 잔뜩 찌푸린다.
감은 두 눈 다시 뜰 것 같지 않은
잔뜩 움츠린 몸에 계절이 지나간다.
미안하다.
여태 돌봐주지 못한 몸에게
다시 한 번 손을 얹어본다.
아이 엠 에프, 부도, 이혼, 노숙.
그래도 봄은 오고 잠은 길어 질것이다.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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