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쓰다 버린 거라도
최불암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다. 잠시
후에 그 옆칸으로 이주일이 들어왔다. 그러나 막
일을 보기 시작한 이주일은 곧 후회했다. 너무 급
히 들어오는 바람에 휴지를 갖고 오지 않은 것이었
다. 그렇다고 막 배탈이 난 마당에 다시 밖으로 나
갈 수도 없었다.
이주일은 좁은 구멍을 통해 옆칸을 바라보았다.
순간 이주일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옆칸에 최불
암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주일은 다행이다
싶어 조용히 말을 걸었다.
"너 최불암이지? 거기 있는 거 다 알고 있어."
그러나 최불암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이주
일은 더욱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 휴지 한장만 빌려줄래?"
그러나 이번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주일
은 몹시 자존심이 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애원조로 다시 말을 걸었다.
"그럼, 반 장만 찢어줄래?"
그러나 최불암은 끙끙 신음소리만 낼 뿐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이주일은 너무나 화가 났다. 하
지만 이것저것 가릴 게재가 아니었다. 이주일은 더
욱 비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쓰다 버린 거라도 던져줄래?"
그러나 최불암은 콧김 소리만 내뿜으며 대답하
지 않았다. 이주일은 부아가 치멀어 소리쳤다.
"야, 이 짠돌아. 쓰다버린 것도 아깝냐?"
그때 나지막한 최불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끄러워, 따샤. 나도 지금 말리는 중이야."
다음부턴 삐삐 쳐요
외계인과 우주 전투에서 최불암은 다급한 상
황에 처하게 되었다. 외계인들은 우주 전함을 앞세
우고 최불암의 우주기지를 박살내고 있었다. 다급
해진 최불암은 힘차게 그랜다이저를 불렀다.
"그랜 ㅡ다이ㅡ저어!"
최불암의 목소리가 우주에 울려퍼지자 먼 밤하
늘에서 그랜다이저가 나타났다. 그랜다이저는 강
력한 무기와 주먹으로 우주의 악당들을 남김 없이
처치했다. 최불암은 적을 무찌르고 돌아오는 그랜
다이저를 바라보며 무척 흐뭇해 했다.
그러나 그랜다이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불
만이 가득한 얼굴로 투덜거렸다. 최불암은 적과 싸
우느라 피곤해진 그랜다이저를 토닥거리며 위로해
주었다.
"잘 싸웠는데 왜 그래? 다음에 국방부 장관 시
켜줄께 기분 풀어."
그러자 그랜다이저가 육중한 입을 벌리며 말하
는 것이었다.
"이름 부르면 쪽 팔리니까 다음부턴 삐삐 쳐요
!"
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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