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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2-14 20:16
달라이라마가 법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글쓴이 : 호반도시
 

 

[달라이라마의 아주 특별한 법문] 법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The role of life

 

 우리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법을 지켜야 합니다. 잘못을 저지르고 남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은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고, 법을 철저히 준수한 사람에게는 그에 따른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는 법과 그 법을 운영하는 사람들 덕분에 질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의의 수호자이고 재산의 파수꾼이 되어야 할 법의 운영자들이 공명정대하지 못하면 사회는 불공평한 사회로 타락하게 됩니다. 실제로 부자들과 권력자들은 아예 기소받지 않거나 소송으로 발전해도 쉽게 승리하는 반면에 가난한 사람들은 가차없이 중형을 받기도 합니다.

 

 유럽은 그런대로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모범적인 곳이지만, 동양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듯이 유죄와 무죄의 경계가 돈으로 판가름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 한 친구가 내게 충격적인 말을 해주었습니다. 미국 판사들은 낙태를 조건없이 찬성하거나 반대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중대한 이유, 예컨대 산모의 목숨이 위험하거나, 산모의 목숨과 아기의 목숨 중 택일을 해야 하는 경우처럼 중대한 이유로 낙태하는 것과, 바캉스를 즐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새 가구를 구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낙태하는 것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미국 판사들은 이런 차이를 구분하지 않는 듯합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신중하고 세밀하게 검토해서, 낙태가 금지되는 경우와 낙태가 허용되는 경우를 명확하게 규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아르헨티나의 한 판사가 내게 사형제도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인권의 차원에서 말입니다. 내 입장은 분명합니다. 사형제도는 여러 가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는 제도입니다. 사형제도는 전 세계에서 하루라도 빨리 폐지 되어야 마땅합니다. 사형제도는 죄수에게 갱생의 기회를 완전히 빼앗는 극단적인 수단입니다.

 

 사형수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그도 개과천선해서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당신과 나, 우리도 상황에 따라서 극악무도한 악당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사회에서 제거해야 할 영원한 악당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몸이 병들었다고 우리 몸을 없애겠습니까? 오히려 몸을 치유하려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그런데 사회의 병적 요인들은 왜 치유하지 않고 없애려 하는 것입니까?

 이렇게 대답한 후 나는 아르헨티나의 판사에게 물었습니다.

 “두 남자가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고, 둘 모두 유죄가 확실하다고 해보십시다. 그런데 한 사람은 독신자이지만, 다른 한 사람은 어린 자식을 여럿 둔 사람입니다. 게다가 부인이 일찍 죽어 교도서에 갇히게 되면 그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없습니다. 이때 당신이라면 어떤 판결을 내리시겠습니까?”

 판사는 법에 따라 두 사람 모두에게 똑같은 선고를 내릴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교육은 사회가 책임지게 될 것이란 대답도 덧붙였습니다.

물론 저질러진 죄만을 두고 본다면 두 사람 모두에게 똑같은 선고를 내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 선고에 따라 빚어질 상황은 엄청나게 다릅니다. 아버지를 벌준다면,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아이들까지 가장 가혹한 방법으로 벌주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이상한 것일까요?

 

 아르헨티나 판사는 법이 이런 문제까지 예견하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라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신중하게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복의 업은 익은 열매 같나니 신에게 제사하여 얻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계율의 수레를 탄 뒤에야 저 천상에 이를 수 있고 선정의 지혜는 꺼지는 등불 같아 하염없는 그곳에 이르게 되네.
잡보장경(雜寶藏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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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도시 16-02-14 20:17
 
복의 업은 익은 열매 같나니
신에게 제사하여 얻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계율의 수레를 탄 뒤에야
저 천상에 이를 수 있고

선정의 지혜는 꺼지는 등불 같아
하염없는 그곳에 이르게 되네.
잡보장경(雜寶藏經)
옥수 16-02-14 21:51
 
정의의 수호자이고 재산의 파수꾼이 되어야 할 법의 운영자들이 공명정대하지 못하면
사회는 불공평한 사회로 타락하게 됩니다.
실제로 부자들과 권력자들은 아예 기소받지 않거나 소송으로 발전해도 쉽게 승리하는 반면에
가난한 사람들은 가차없이 중형을 받기도 합니다.
해오 16-02-14 22:52
 
유럽은 그런대로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모범적인 곳이지만,
동양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듯이 유죄와 무죄의 경계가
돈으로 판가름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오리 16-02-15 01:48
 
권세에 빌붙다가 초래한 재앙은 몹시 참혹하고도 빨리 닥치지만,
욕심 없이 평안하게 지내는 정취는 참으로 담백하면서도 오래간다
함초롱 16-02-15 06:39
 
사형수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그도 개과천선해서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당신과 나, 우리도 상황에 따라서 극악무도한 악당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함초롱 16-02-15 06:40
 
달라이라마 주장
최근에 아르헨티나의 한 판사가 내게 사형제도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인권의 차원에서 말입니다.
내 입장은 분명합니다. 사형제도는 여러 가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는 제도입니다.
사형제도는 전 세계에서 하루라도 빨리 폐지 되어야 마땅합니다.
사형제도는 죄수에게 갱생의 기회를 완전히 빼앗는 극단적인 수단입니다.
게리 16-02-15 09:20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라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신중하게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혁명밀알 16-02-15 17:21
 
복의 업은 익은 열매 같나니
신에게 제사하여 얻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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