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을 한다는 것은 노를 젓는 것이 아니다.
잠시 노를 내려놓고 밤하늘의 북극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손득지에게 다시 보내노라
예로부터 글 짓는 자
구름같이 많기도 하여 뽐내며
풀과 나무 제각기 노래하나,
글귀나 다듬고 말마디나 골라내어
스스로는 신기타 하련만
읽는 사람의 입맛에는 안 맞는다네.
손군이 지은 시는 풍미 있어
곰의 발처럼 맛이 있으니,
아마 옥황상제도 은근히 그대를
궁안에 불러 은대에 앉혀 두고
시를 짓게 하고 싶으리,
그대의 자질은 까마득히 높은
천 길 소나무와도 같거니,
나같은 자는 거기에 비하면
감아 오르는 칡이라고나 할까.
문득 일찍 싹이 트는 차에 대해
노래를 지었는데 어찌 뜻하였으랴,
그 노래 그대 손에까지 들어갈 줄을
그대의 시를 보니 문득 생각나네.
화계 기슭에서 함께 노닐던 일
옛 생각 가슴속에 스며들어
눈시울이 자꾸만 뜨거워지누나.
그대 노래한 찻잎을
자세히 따지고 살펴보니,
그 옛날 남쪽 나라에서
함께 맛보던 바로 그것이네.
화계 기슭에서 찻잎 따던
그날 그 광경을 이야기해보세
관리들 집집마다 싸다니며
늙은이 젊은이 되는대로 몰아내어
첩첩한 높은 산봉우리 아찔 아찔
잎을 따서 멀고 먼 서울 길을
어깨로 져 날랐네.
이것은 만백성의
살과 기름이라.
그 얼마나 사람을 괴롭혀
찻잎이 여기까지 왔으랴.
그대의 시 편마다 구절마다
사람을 깨우치는 숨은 뜻이 있고,
시가 가져야 할 빛깔이
빠짐없이 갖추어 있네.
내 한가로운 몸
거리낌 없이 살아가며
한 평생 술독과 함께 늙고자 했네.
술 먹고 취해 자면 이 맛이 제일이라.
무엇 하러 차를 끓여 맹물을 축내랴
일천 가지에서 따 모은 잎이
한 모금에 넘어가는 찻잔에 떠 있다니
생각할수록 억울해라,
양반들의 소일거리에
백성들 몰려 고생하는 것이.
그대 다음날 벼슬하여
간할 자리에 서거든
잊지 말게 내 시 속에
간절한 부탁이 숨어 있음을.
산에 들에 차나무 모조리 불태워
남방의 백성들 차르 따서
어깨로 져 날라 세금을 바치는
이런 제도는 없애도록 하게.
이규보
1168 ~ 1241년까지 일흔네 해를 살았다.고려 오백년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이다.호탕하고 생기있는 시 작품으로 당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명문장가이며, 몽고가 침입했을 때 예순이 넘은 나이에 전쟁터로 나설 만큼 기개가 높았다. 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시풍으로, 당시의 닫힌 세계관에서 벗어나 참신한 작품으로 새로운 문학의 길을 열었다.8천여 수의 시를 지었는데, 그 가운데 2천여 수가 남아 있다.시 평론 ‘백운소설’을 썼으며, 가전체 작품 ‘국선생전’, 기행 산문 ‘남행월일기등도 남겼다. 작품은 <동국이상국집>에 잘 갈무리되어 있다.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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