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장 지락(至樂)
至樂性餘 至靜則廉。天之至私 用之至公。
즐거움이 지극하면 성(性)에 여유 있음이며, 고요함이 지극하면 청렴결백하니라. 하늘의 지극히 사사로움이 작용함에서 지극히 공정하니라.
화양은 “성(性)이 리(理)이니, 지락(至樂)은 그 자신의 성에 여지가 있음이다. 지혜의 광명이 생하니 성(性)은 삼원(三元)이다. 성이 죽으면 마음이 죽고(性死則心死), 마음이 고립되면 성(性)이 고립되는 까닭에 도에 뜻하는 이는 지락(至樂)으로 양성(養性)한다”고 하였다. “성의 작용이 마땅히 청렴결백으로 하니 바깥 일이 어지러우면 다 나의 성체(性體)가 옮겨 이동되어서 오직 안정을 지극히 하여서 마음에 생각이나 오관의 느낌이 없어져 작용이 적어지면 성(性)이 스스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신(神)에게 지극한 즐거움(至樂)이란 음양의 근본을 말한다. 지(至)는 안정(定)함이니, 마음과 뜻이 안정되면 음양이 저절로 화합하게 된다. 지극히 고요함(至靜)을 청렴하다 함은, 눈으로 유색(有色)의 세계를 보지 않으면 신(神)이 발동하지 않아서 안으로 자연스레 보존되니 지극한 즐거움이 천진(天眞)에 있게 되는 것이다. 그 욕망을 없애고, 그 마음을 고요히 하고, 그 뜻을 안정하게 하고, 그 신을 지키고, 포일지정(抱一至靜)하여 새로움에 들어서 옛 것을 바꾸니 마침내 도에 달하는 것이다.(乃達於道) 성인은 성명(性命)이 천도(天道)에 합일함에 이르러 뜻이 강하게 되니(志剛) 곧 청렴하다 함이다. 그러므로 지극한 즐거움(至樂)은 성품에 여유가 있고 지극한 고요함은 청렴하다 하는 것이다.
원숙진이 말하기를, “뜻이 오로지 청렴하고 고요하니(志尚廉靜) 마음은 근심 걱정이 없게 되어(心無憂懼) 감정이 즐거움을 품어서 소요함에 여유가 있는 것이라(情懷悅樂而逍遙有餘也)”고 하였다. 지락(至樂)이란 소리가 없으나 천하의 편안함이다.(至樂無聲 而天下之安)
노담(老聃, 노자)의 제자인 항창자(亢倉子)가 말하기를, “귀히 여기면 말을 통함이고(貴則語通),부유함은 몸을 통함이고(富則身通),궁리함은 뜻을 통함이고(窮則意通),고요하면 신을 통함이다.(靜則神通) 이 네가지 통함의 본체(此四通之體)는 지극한 고요함에 의존하는 바이다(義存乎至靜者也) 사람이 고요함에 지극할 수 있다면 신통함에 이를 수 있으니(人能至靜可致神通),이 지극히 고요함이란 이름이 곧 청렴함이다(是名至靜則廉也) 대저 장수의 본체는 그 청렴하고 고요함을 귀히 여기고(夫將師之體貴其廉靜),그 소란스러움을 막아서 상벌에 차이가 없다면(杜其喧撓賞罰不差),아버지와 아들이 다 군사가 되니(父子為軍),마음에 즐거움을 품어서(心懷悅樂),성품에 용기가 넘치니(性多餘勇),흉한 적을 이기고 공업을 반드시 이루게 된다(然可摧兇剋敵功業必成)”고 하였다. 그러므로 하편에 강병전승의 술이 있다(下有強兵戰勝之術也)는 것이다.
원숙진은 “천도가 그윽하고 은밀하여 궁구하고 예측할 수 없으므로(天道是幽隱不可窺測) 지사(至私也)라 하고, 만물은 성스러운 공이 밝게 드러나 생성하므로(萬物生成聖功顯著) 지공(至公也)이라” 했다. 화양은 “하늘과 도리는 육합(六合)의 가운데 유행하여 사람에게 품수되니, 본래 유공지(有功之) 성명지(成名之) 성언지(成言之)하는 사치스러움이 있을 수 없다. 사람에게 부여했으나 사람이 알지 못하여 하늘도 알지 못함이다. 지사(至私)하다는 것은 성(性)이며, 하늘이 지극히 사사로움(至私)을 용사하는 것은 지극한 공(至公)일 뿐이다. 하늘은 오로지 중화(中和)로 양지(養之)하여 허극정독(虛極靜篤)으로 안정하니 사람이 이를 신중히 하여 희로애락으로 헤아려 귀신의 유행을 눈으로 조ㅊ아 어디로부터 일어나는가를, 목시(目示)한다면 눈을 따라 내관(內觀)하고 이청(耳聽)한다면 귀를 따라 내문(內聞)하여 한 생각이라도 공연히 일으켜 일없이 밖으로 나가게 하지 말아야 한다. 일용(日用)의 지공(至公)은 이십팔수(二十八宿)가 하늘에 매달려 함께 일기(一氣)로 거하며 각각 그 사(私)가 있으니 지사(至私)함은 지화(至和)함으로 하늘은 중화(中和)의 기로 일기(一氣)를 발동함이다. 태양이 천하를 비추되 함께 창공에 거하니 이것이 지공(至公)인 것이다. 이러한 것으로 하늘의 공사(公私)를 헤아리고 청렴함으로 양심(養心)하게 됨이니, 지도(至道)는 성(性)의 너그럽고 순일(純一)함에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지락(至樂)은 성여(性餘)하다고 한 것이다.
하늘은 지극히 사사로우나 그 작용은 지극히 공정하다.(天之至私,用之至公也) 군에서 장수의 몸으로 마음을 은밀하게 쓸 수 있다면 적이 반드시 기밀을 살피기 어렵다.(為軍將之體,能用心隱密,機必難窺) 신의 위엄과 은혜를 드러냄이나 강병전승(強兵戰勝)함이나 그 이치는 신을 밝히는 술(神明之術)로써 하나일 뿐이다.
광성자(廣成子)가 이르기를, “하늘의 청양지기(淸陽之氣)는 지극히 사사로워(至私) 몰래 드러나(暗發) 만물에서 생하는데 사람이 그 가운데 있으면 다시 정신(正神)인 것이다. 원기(元氣)를 거두어 깊히 간직할 수 있게 되면 천진(天眞)을 보양하게 되고, 다시 그 공(功)을 잘 쓸 수 있게 되면 도를 이루게 되어, 이를 일러서 지공(至公)하다 함이다. 정기(精氣)가 몸을 견고히 하고, 아는 자가 때를 의지하여 운용하여서 위로 이환(泥丸)에 들어가고 아래로 해원(海源)에 들어가며, 중궁으로 모아서 이로써 원기를 접하고, 원관(元關)을 통과하여 금궐(金闕)을 알현하며, 삼전(三田)에 서로 물주어, 백절(百節)이 모두 통하고 두루 몸에 화(火)를 발하여서 오래도록 연마하면 신선을 이루게 된다”고 하였다.
함허는 “지극히 고요함에 이른 지락(至樂)은 그 성(性)이 한적하여 여유있음이고, 지정(至靜)은 그 성(性)이 청정염결(淸淨廉潔)함이니, 하늘이 때로 우레와 바람이 없어 지사(至私)한 것 같으나 능히 움직임에 따라 호령을 발출하니 곧 하늘의 지공(至公)이다. 지사(至私)는 무은(無恩)과 같고 지공(至公)은 대은생(大恩生)과 같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