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이후 다시 태어날 신불교 조직의 모델을 천주교 조직으로 삼고 있다고 들었기에 제가 성당을 다니며 느낀 것 하나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모든 조직이 그렇지만, 특히 종교조직에서 신도들에 대한 성직자의 장악력은 교세확장의 핵심중 핵심입니다. 그런데 천주교 신앙인들에 대한 신부들의 장악력은 제가 본 바에 따르면 타 종교보다 강합니다. 그러기에 신부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듯 합니다.
그 비결중 하나가 바로 '고백성사'입니다.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아주 아름다운 의식이라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곤 합니다. 우리로 말할 것 같으면 심방과 비슷한데, 포교 좀 하고 돈 좀 내면 자리 주는 신불교와는 달리 7년간의 신학교 생활을 마치고 다년간의 성직생활을 한 신부가 성사를 맡으니 대화의 질이 더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각 성당마다 설치되어 있는 밀실속 단 둘만의 대화... 고백실에 들어가면 묘한 성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신불교에서 강사들이 어떤 '분위기', '포장'을 말하는데 조직적으로 포장이 잘 된 케이스입니다. 천주교에서는 고백성사를 신자의 의무로 규정하고 자주 보면 볼수록 좋다고 권장하지만 절대로 강제성은 없습니다. 오히려 자발적입니다.
그리고 하나 알아두셔야 될 것은, 다른 성당에 가서 고백성사를 봐도 된다는 점 입니다. 또한 고백실에서 들은 대화는 절대로 발설하지 않는 것이 신부들의 불문율입니다. 신자들도 이것을 알고 있기에 성직자에 대한 신뢰를 넘어서 교단에 대한 신뢰까지 생긴다고 봅니다.
그런데 더욱 주목할 것은 고백성사를 본부(?) 차원에서 관리한다는 겁니다. 천주교의 대축일, 부활절과 예수탄신일에는 '고백성사표(다른 말로 판공성사표)'가 나오는데 여기에는 개인코드에 해당하는 바코드가 찍혀 있습니다. 성사를 마치고 옆에 있는 통에 성사표를 넣으면 각 성당의 사무장이 이것을 정리해서 교구청에 보고하게 됩니다. 이 기록은 전산화되어 천주교 신자라면 어디로 가든 해당 지역의 신부, 수녀가 열람해볼수 있습니다.
그들은 돈과는 전혀 상관없이 한 사람의 신앙의식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입니다. 참으로 부럽습니다. 오만원당 1점으로 계산해서 딴전이한테 100점 벌점받으면 '아흑 내 500만원' 하는 신불교의 저급한 방식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여기까지 저의 생각 하나를 공유드립니다.